함평양민학살사건의 기억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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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평양민학살사건의 기억 (1)
  • 글/백은하 소설가
  • 승인 2019.04.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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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 1,200여명의 민간인 집단학살, ‘함평양민학살사건의 기억’을 찾아서
백은하 소설가 등이 참여한 ‘H탐사’, 5월 전시회 개최
함평양민학살사건 위령비

[투데이광주] ‘함평양민학살사건의 기억’(Unveil Hampyeong Massacre) 프로젝트는 최근 발간된 백은하의 소설집 <의자>에 실려 있는 단편소설 ‘귀향’을 모티프로 출발한다. ‘귀향’은 함평양민학살사건을 우회하지 않고 정면에서 다루고 있다. 이 소설에는 백은하 작가가 직접 쓴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울게하소서’라는 시가 등장한다.

“울게 하소서. 소리 내어 울게 하소서. 그들의 죽음을 온 천하에 드러내게 하소서. 초목과 반딧불까지.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이 목소리 높여 그들의 죽음을 추모하게 하소서. 울게 하소서. 그들의 아들딸들이 목소리 높여 울게 하소서.”

이 시는 진실규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70여년간 은폐의 고통 속에서 살아온 생존자들과 유가족의 슬픔을 절절하게 드러냈다. 이제 긴 은폐와 망각의 시간을 걷어내고, ‘함평양민학살사건’이라는 제대로 된 이름을 부여하고 그 슬픔의 시간들을 기억하고자 작은 모임이 만들어졌다.

‘함평양민학살사건’은 1950년 12월 6일부터 1951년 1월 14일까지 전남 함평군 월야면, 나산면, 해보면 등 3개면에서 국군 제11사단 20연대 2대대 5중대가 민간인을 총으로 쏜 집단학살사건이다. 확인된 희생자만 1,277명이다.
 

정근욱 유족회 회장의 증언을 듣고 있다.


‘함평양민학살사건’의 진실규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생존자들과 유가족들은 70여년의 세월동안 숨죽이며 살아야했다. ‘함평양민학살사건의 기억’은 긴 은폐의 시간을 걷어내고 금기의 단어였던 ‘함평양민학살사건’을 세상에 알리고자 한다.

‘함평양민학살사건’은 국가에 의해 은폐되다 지난 2007년 국방부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와 2009년 ‘진실· 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에서 두 차례 조사를 진행했다. 이때 희생사건을 위한 진상이 규명된 898명 이외에 아직 400여명에 대한 진실은 드러나지 않았다. (사)함평사건희생자유족회는 국회에 계류 중인 ‘한국전쟁 직후 민간인 희생사건 등 과거사 진상 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기본법안’ 개정안이 통과돼 희생자 진실규명이 속히 이뤄지길 바라고 있다.

 

백은하, 정위상무, 정근욱 회장

 

백은하, 정위상무, 정근욱 회장, 신도원미디어아티스트


[H탐사]는 백은하(소설가) 정위상무(레지던스 회의 대표) 박정현(하늘아래푸른정원 커뮤니케이션 대표) 은암미술관 (관장 채종기) 배미경(더 킹핀 대표) 윤석우(포토그래퍼), 투데이광주(편집국장 김용범) 이은창 (남도일보 사회부 기자) 박종화 (동성애드기획 대표) 박기철 (KJA뉴스통신 기자) 변주성 (KJA뉴스통신 기자) 김민표(변호사) 소나영 (은암미술관 학예연구사)가 함께했다.

‘함평양민학살사건의 기억’(Unveil Hampyeong Massacre)을 알리기 위한 첫 작업으로 영상 작품을 제작해, 5월 9일 은암미술관 전시를 통해 더 많은 대중과 공유하려 한다. 또한 sns 공유 캠페인을 통해서 한 사람 한사람 함평양민학살사건의 진실을 마주할 수 있는 참여자를 늘려가는 스노우볼링 프로젝트도 진행중이다.

[H탐사]는 망각에서 깨어나 역사의 진실을 기억하고, 과거사를 청산해 더 나은 세상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첫발을 떼고자 한다.

 

 

 

표지석에 국화꽃을 바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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