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뽀] 트레일러서 빠진 바퀴, 광주사진협회 버스 덮친..."숨가쁜 13분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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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뽀] 트레일러서 빠진 바퀴, 광주사진협회 버스 덮친..."숨가쁜 13분의 기억”
  • 신종천 선임기자
  • 승인 2024.03.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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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기사 故나금수씨 "2차 사고 막아 회원들 살렸다"

광주사진협회 김팔영, 최영태씨 침착하게 구조활동 도와

강기정 시장·김광진 예비후보, 밤늦게 빈소 찾아 각각 조문 유족들 위로

강기정 시장 "버스기사의 의로운 행동 시민들 마음 움직여...도울 수 있는 최선의 방법 찾아볼 것"
강기정 광주시장이 지난달 27일 오후 故송재운 씨의 빈소를 찾아 유가족들을 위로 하고 있다./신종천 선임기자
강기정 광주시장이 지난달 27일 오후 故송재운 씨의 빈소를 찾아 유가족들을 위로 하고 있다./신종천 선임기자

[투데이광주전남] 신종천 선임기자 = 지난달 25일 고속도로를 달리던 화물 트레일러에서 빠진 바퀴가 한국사진협회 본부총회를 마치고 돌아오던 광주사진협회 관광버스를 덮쳐 2명이 사망하고 다수의 사람들이 다친 사고와 관련해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과 다치신 분들의 쾌유를 빌며 그날의 숨가쁜 시간들을 되돌아본다.

한국사진작가협회(이하 ‘한국사협’)는 지난달 25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문화예술의 전당 해돋이극장에서 제63차 한국사협 본부정기총회를 열었다.

이날 한국사협광주광역시지회(이하 ‘광주사진협회’) 회원 37명은 본부정기총회에 참석키 위해 관광버스를 대절하여 상경했으며 총회를 마치고 다시 광주로 돌아가기 위해 버스에 올랐다.

버스가 부산방향으로 한 시간쯤 달렸을까? 경기도 안성시 공도읍 경부고속도로 안성분기점에서 갑작스러운 사고가 발생했다.

서울방향으로 주행하던 25t 트레일러의 타이어가 빠지면서 반대편 차선으로 날아갔으며, 광주사진협회 회원들이 탄 관광버스 안으로 파고들어 회원들을 덮치며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갑작스러운 사고 속에 손쓸 겨를도 없이 버스 안의 전기배선에 화재가 발생하여 지독한 연기가 퍼졌고, 차 안은 순식간에 비명 소리와 함께 아수라장이 되었다.

이때 김팔영(66) 광주사진협회 부지회장과 최영태(57) 한국사진작가협회 본부이사는 침착하게 움직였다.

회원들이 질식사할 것을 우려해 좌·우 유리창을 비상용 탈출망치와 주먹으로 깨부수고 회원들을 한 사람씩 탈출시켰다.

사진은 김팔영(66) 광주사진협회 부지회장(사진 좌)과 최영태(57) 한국사진작가협회 본부이사
사진은 김팔영(66) 광주사진협회 부지회장(사진 좌)과 최영태(57) 한국사진작가협회 본부이사

두 사람은 모든 회원들이 버스에서 탈출한 것을 확인한 후 사상자가 많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앞자리로 이동하여 부상자 구조와 응급처치에 나섰다.

하지만 광주사진협회지회장 故송재운(60)씨와 운전기사 故나금수(62)씨가 숨진 것을 확인하고 두 사람은 허탈해 했다. 또 다른 3명의 부상회원을 발견했으나 중상으로 확인하고 손을 쓸 수 없었으며 10여 명의 중·경상자는 2차 사고를 피하기 위해 한쪽으로 대피시킨 후 119구급차만을 기다렸다. 경찰과 119구급차량은 13분 만에 현장에 도착하여 사고 수습에 나섰다.

사고 이후 경상을 입은 다수의 회원들은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돌아가신 분께는 어떠한 말로 위로해도 부족하다면서 아쉬움을 금치 못했으며, 운전기사 故나금수(61)씨가 광주사진협회 회원들을 살렸다며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버스운전기사 故 나금수씨
버스운전기사 故 나금수씨

운전기사 故나금수 씨는 서울로 올라가던 중 회원들에게 점심식사를 제공했다. 회원들은 반찬을 맛있게 해왔다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으며, 성격 또한 원만하여 항상 웃는 모습으로 회원들을 대하며 반갑게 맞아주어 회원들은 즐거운 여행이 될 것으로 예감했다.

당시 운전기사 바로 뒷자리에는 사고를 목격한 최현동(59) 광주사진협회 사무국장이 있었다. 최 국장은 냉장고에 물건을 엎드려 꺼내면서 사고 타이어가 엉덩이를 스치고 지나가며 큰 피해를 면했고, 당시를 회상하며 이렇게 말했다.

사고순간에 쿵하는 소리와 함께 1차선을 달리던 관광버스는 2차선과 3차선을 자연스레 옮기며 차량이 크게 흔들리자 운전기사는 차량이 전복되면 2차 사고가 발생해, 대형사고로 이어질 것을 예감했는지 핸들을 약간 오른쪽으로 꺾으면서 브레이크를 깊게 밟아 차가 가드레일 옆으로 그대로 멈춰 섰다고 말했다.

차가 달리던 우측에는 4미터 깊이의 밭이 있었으며 농부들이 봄농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만약 차량이 뒹굴면서 전복되었다면 광주사진협회 회원과 농민들까지 참사를 크게 입었을 것이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광주사진협회는 이번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故송재운 씨에 대한 장례를 광주사진협회장으로 치렀으며, 운전기사 故나금수 씨의 장례식장을 찾아 조문한 자리에선 대형사고를 막아준 故나금수 씨 유족에게 위로와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버스기사 故나금수 씨는 결혼한 딸이 하나 있으며 대체로 서민층이 살고 있는 광주시 서구 쌍촌동 영구임대 아파트에 혼자 외롭게 살아왔던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관광버스 동료기사인 장관익(69)씨에 따르면 故나금수 씨는 어려운 생활 속에서도 평소 적십자봉사활동과 장애인을 위한 봉사활동을 해온 것으로 안다며 성격이 원만하고 남을 돕는 일에는 항상 앞장서서 하는 성품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강기정 광주시장이 지난달 27일 오후 故송재운 씨의 빈소를 찾아 헌화하고 있다./신종천 선임기자
강기정 광주시장이 지난달 27일 오후 故송재운 씨의 빈소를 찾아 헌화하고 있다./신종천 선임기자

강기정 광주광역시장과 김광진 더불어민주당 서구을 국회의원예비후보는 각각 2월 27일 오후 故송재운 씨와 故나금수 씨 빈소를 찾아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강기정 시장은 지난달 27일 늦은시간 서울에 출장을 갔다 내려와 고인이 된 두 사람의 빈소를 각각 들려 유족들을 위로하고, 버스기사의 의로운 행동이 광주시민들의 마음을 움직였다면서 故송재운 씨와 故나금수 씨 사고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 금할 길 없으며 광주광역시에서 도울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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