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 월산마을 어민들 뿔났다”...폐선박 관리 부실, 생존권 위협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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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 월산마을 어민들 뿔났다”...폐선박 관리 부실, 생존권 위협 ‘논란’
  • 문주현 기자
  • 승인 2023.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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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촌계 "폐선박 해체 작업 시 폐유 방류, 해양 오염, 생존권 위협...수년째 민원 제기에도 묵묵부답" 성토

해남군·목포해경 "적법한 절차에 따라 행정·사법 조치 마무리...결과치 어민들에게 전해지지 않은 듯" 해명

목포해경 "향후 폐선박 해체 신고 시 해남군 적합도 검토 후 해체 허가 내줄 것" 해법 내놔
전남 해남군 화원면 마산리 월산마을 바닷가엔 수년째 방치된 흉물화된 폐선박이 꼴불견으로 자리하고, 해상엔 있는 듯 없는 듯한 무용지물로 보이는 오일펜스가 설치됐다. 또 인근 육상엔 선박 해체 폐기물과 기름띠가 섞인 폐유들이 엉망진창으로 산재했다. /문주현 기자
전남 해남군 화원면 마산리 월산마을 바닷가엔 수년째 방치된 흉물화된 폐선박이 꼴불견으로 자리하고, 해상엔 있는 듯 없는 듯한 무용지물로 보이는 오일펜스가 설치됐다. 또 인근 육상엔 선박 해체 폐기물과 기름띠가 섞인 폐유들이 엉망진창으로 산재했다. /문주현 기자

[투데이광주전남] 문주현 기자 = 전라남도 해남군의 폐선박 관리 부실이 도마 위에 올랐다. 해남의 한 어촌마을 어민들이 수년째 민원을 제기하고 있지만 해결은 요원하고 “나 몰라라” 식의 ‘묵묵부답’이 결과치로 전해지고 있어서다.

해남군 화원면 마산리 월산마을엔 35어가(漁家)들이 어촌계를 조성해 어류, 새조개, 바지락 등을 채취해 생계를 영위하고 있다. 바닷가 어패류 채취장 인접 육상엔 선박 수리와 폐선박 해체작업을 업으로 하는 Y조선이 자리하고 있다.

Y조선은 해남군 유일의 폐선박 해체업체다. 하지만 Y업체는 업무를 대행하고 실제적 폐선박 해체 작업은 업체들이 한다.

폐선박 해체 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을 관장하는 기관도 사뭇 다르다.

해남군 전역의 조선업 허가와 공유수면 관리 그리고 육상에서의 위법 행위는 군이 관리하고, 폐선박 해체 신고·허가와 해양 오염 관리는 목포해양경찰서의 책무다.

문제는 Y조선의 폐선박 해체 과정에서 폐유가 발생하고, 이는 곧 해양 오염과 어패류 괴사 그리고 어민들의 생존권마저 위협하고 있다는 주장.

실제로 기자가 방문한 폐선박 해체 현장은 놀라울 지경이다.

바닷가엔 수년째 방치된 흉물화된 폐선박이 꼴불견으로 자리하고, 해상엔 있는 듯 없는 듯한 무용지물로 보이는 오일펜스가 설치됐다. 또 인근 육상엔 선박 해체 폐기물과 기름띠가 섞인 폐유들이 엉망진창으로 산재했다.

기자와 만난 월산마을 어촌계 관계자들은 갖가지 불만들을 토로했다.

어촌계장 최모 씨는 “2021년 7월, 2022년 9월, 2023년 12월경 3회에 걸쳐 군과 목포해경에 민원을 제기했고, 그때마다 군과 해경 관계자들이 현장 점검을 나왔고, 시료 채취 등의 행태 등을 벌였는데 지금까지 그 어떠한 설명도 조치도 없다”고 성토했다. 이어 “이게 군에서 말하는 군민들을 위한 행정인지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가 없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어촌계 관계자 A씨는 “Y조선의 폐선박 해체 작업 시 눈에 보이는 잘못에도 행정·사법당국이 방관하고 있으니 Y조선의 이런 대책 없는 행태들이 지속되는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하며 “Y조선도 우리 어촌계와 약속한 폐선박 해체 작업 중지를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해남군과 목포해경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행정·사법적 조치를 추진했는데 어민들에겐 전해지지 않은 것 같다고 해명했다.

해남군 관계자는 “월산마을 민원 제기 후 목포해경과 공조해 즉시 현장 점검을 추진했고, 폐유로 오염된 토양의 시료를 채취·검사했으나 기준치 미달의 결과가 도출돼 행정조치는 없었으나, 폐기물 불법 소각 행위에 대해선 과태료를 부과했다”고 설명했다.

목포해양경찰서 관계자는 “전년도 민원 제기 후 현장 점검을 통해 증거자료를 수집하고 해양 시료 채취 후 서해지방해양경찰청에 시료 분석을 의뢰했으나, 기름 성분은 불검출됐다. 이후 수사과에 이첩했고, 업체는 사실관계 확인 후 벌금형의 형사처벌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2023년 12월 건 민원도 현장 조사 및 자료 수집 후 서해지방해양경찰청에 시료 분석을 의뢰했고, 수사과에 이첩했으니 1~2개월 후 그 결과가 나올 것이다”고 부연했다.

그는 이어 폐선박 해체작업 시 발생하는 민원에 대한  해법도 조심스럽게 내놓았다.

“해남군 화원면 월산마을은 폐선박 해체 민원이 빈번한 지역이다. 앞으로는 Y조선 폐선박 해체 신고 접수 시 해남군에 해체 작업 적합도를 확인 후 허가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Y조선 관계자도 “그동안 폐선박 해체작업과 관련 2회의 시정명령을 받은 바 있다"고 실토하며 "전년도에 어촌계 주민들과 폐선박 해체 작업은 더 이상 안 하기로 약속했는데 업체의 사정을 들어주다 보니 불가피하게 이를 어겼다”며 “앞으론 폐선박 해체 의뢰를 받지 않고 주민들과 공생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양해를 구했다.

폐선박 해체작업이 한창이다. /문주현 기자
폐선박 해체작업이 한창이다. /문주현 기자
폐선박에서 발생한 폐유들이 바다 한켠에서 기름띠를 만들고 있다.
바닷가 인접 육상에 물과 기름이 혼재해 있다.
어촌계 관계자들이 이불 등으로 폐선박에서 유출된 폐유 방제작업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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