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5년간 청와대 기록비서관 지내
[투데이광주전남] 정경택 기자= 다가오는 22대 총선을 앞두고 정치 일번지 전남 순천에 출사표를 던진 조용우(전 청와대 기록비서관·순천고 34회)씨가 오는 10월 2일 국립순천대학교 우석홀에서 출판기념회를 갖는다.
기자로 20년, 기록비서관으로 5년, 한국 사회를 관찰한 문재인 정부에서 기록비서관으로 일한 그는 청와대에서 5년을 보낸 소회와 20년간 기자로 살며 관찰한 대한민국에 대한 생각을 펴냈다.
출판사에 따르면 평생 정치·사회·경제부 기자로 일한 조용우 씨는 제19대 대통령 선거의 문재인 후보 캠프에 공보기획팀장으로 합류한다. 대통령 선거를 치르며 기자로서는 보지 못했던 한국 사회의 여러 모습을 관찰한 그는 청와대 기록비서관으로 일하며 국정과 권력의 내밀한 속사정까지 직접 경험한다.
『대통령과 함께한 5년』은 기자로, 비서관으로 일하며 발견한 한국 사회의 모습을 신랄히 고백한다. 대통령 선거 과정과 외교, 경제 등의 정책에 이르기까지 현장에 있었던 사람만 알 수 있는 이야기를 가감 없이 담았다. 문재인 정부가 어떤 나라를 만들려 했고 어떤 노력을 했는지 치열하게 담은 이 책은 문재인 정부의 실책과 아쉬운 점까지 진솔하게 털어놓으며 우리 사회와 정부가 자정해야 할 것들을 일깨운다.
출판사 서평
현대판 ‘사관’인 ‘기록비서관’이 전하는 마지막 청와대 이야기
이제는 역사 속 상징으로만 남은 청와대, 그 청와대의 마지막 5년을 기록한 비서관이 문재인 정부의 시작과 임기 종료까지의 기억을 담았다.
2016년, 저자 조용우는 평생 기자로 살다가 운명처럼 제19대 대통령 선거의 문재인 후보 캠프에 공보기획팀장으로 합류하게 된다. 바깥에서 기자로 봤을 때의 선거와 직접 경험하는 선거는 달랐다. 그리고 문재인 정부의 시작과 함께 기록비서관으로 일하며 만난 한국 사회와 정치, 권력의 모습은 수많은 어려움과 문제가 산재한 것이었다.
『대통령과 함께한 5년』은 기자로, 문재인 정부의 시작부터 임기 종료까지 비서관으로 일하며 발견한 대한민국의 모습을 신랄히 고백한다. 또한 지금의 현실에서 우리 국민이 생각해야 할 정치, 권력, 미래 등을 짚어본다.
사람이 있는 곳 청와대, 그곳의 희로애락과 문재인 대통령
“대상포진은 청와대 직원들에겐 일상이었다. 우리 실 직원 14명 중 7명이 걸렸다.”
“나는 선거 때는 물론 청와대 생활 내내 문 대통령이 여러 사람 앞에서 화를 내는 걸 본 적이 거의 없다. 하지만 마스크 공급에 차질이 있을 때 그는 참모들에게 크게 화를 냈다.”
이 책에는 청와대 사람들의 일상과 언론에서는 볼 수 없었던 문재인 대통령의 또 다른 모습이 담겼다. 항상 수많은 질문을 던지는 대통령에게 보고하기 위해 분주히 일하는 청와대 사람들과, 몸을 아끼지 않고 일하다 걷기조차 힘든 상황에 처했던 대통령의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생생하게 펼쳐진다.
문재인 정권의 임기가 종료된 후, 많은 이가 “5년간 한 게 뭐냐”고 비난한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탁월한 외교정책으로 수많은 위기를 극복했다. 또 2020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사태를 그 어떤 나라보다 훌륭한 방역으로 넘어왔다. 이 책은 수많은 곡절을 이겨낸 대통령과 참모들의 뒷이야기를 차분히 보여준다.
기자의 눈으로 바라본 한국의 정치, 그리고 선거
저자 조용우는 기록비서관이기 이전에 기자로 20년 동안 한국의 정치사를 함께했다. 국회와 검찰, 법조를 출입하며 대한민국의 내밀한 권력을 가까이서 관찰했고 정치 기사로 여러 번 특종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한 노무현 대통령의 대통령 후보 시절, 그의 담당 기자로 일하며 노무현 대통령의 당선과 죽음을 지켜봤다. 노무현부터 문재인까지 조용우는 크고 작은 선거를 경험하며 정치와 가깝게 살았다.
『대통령과 함께한 5년』에는 저자 조용우가 바라본 한국의 정치사와 선거의 여러 모습이 날카롭게 담겨 있다. 선거 당시 벌어졌던 사건들과 언론의 역할, 그 안에서 여러 모습을 보였던 권력자들의 이야기까지 신랄하게 보여준다. 또한 기록비서관으로 일하며 느낀 기록의 의미와, 정부 기록이 정치 보복으로 이어지지 않고 진정한 쓰임을 찾게 되는 바람까지 함께 담겼다.
책 속에서
2004년 동아일보로 옮긴 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10년 넘게 신문사 정치부 그리고 정치권과 인연을 끊고 살았다. 사회부, 경제부 등을 돌며 평범한 기자로 살았다. 그 와중에도 마음 한편에선 늘 ‘왜 우리는 성공한 대통령을 갖지 못할까, 왜 퇴임 후 온전히 한 시민으로 살아가는 대통령을 만나지 못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이 인연을 다시 이어지게 한 것 같다. 그렇게 기자로서 늘 밖에서만 구경하다 정치판에 뛰어들어 대통령 선거를 치르고, 청와대 비서관으로 5년 내내 있으면서 권력의 내부를 구경할 수 있었다.
8p
정상적인 상황에서 진보 정당(민주당이 진보 정당인지에 대한 논쟁은 있지만 상대적으로)이 이기기 어렵다는 건 주류 세력이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다는 얘기다. 언론, 검찰, 재벌, 관료 집단 등 기득권 집단은 진보 정당이 집권하는 걸 원치 않는다. 갖고 있는 걸 뺏기지 않더라도 귀찮은 일이 많이 생긴다. 개혁이라는 미명하에 성가신 제도가 생기고 내야 할 세금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대다수 관료도 그동안 해오던 방식이 아닌 새로운 방식으로 일할 것을 요구받으니 좋아할 리가 만무하다.
54p
정권이 바뀌자 언론을 비롯해 많은 사람이 문재인 정부를 비판한다. 새 정부가 전임 정부를 깎아내리는 건 너무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래야 자신들의 정당성이 확보되고 지지율이 올라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진보 진영 내부에서조차 문재인 정부를 향해 “5년 동안 뭘 했냐”는 볼멘소리가 들린다. 물론 모든 걸 잘했다고 할 수는 없다. 5년 단임제라는 한계로 인해 결과물을 만들어내지 못한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 정착 노력은 못내 아쉬운 대목이다. 하지만 그 5년 동안 북한의 도발로 인해 불안에 떨었던 적이 있는가. 남북 간에 우발적인 물리적 충돌이 한 건이라도 있었던가.
56p
이명박, 박근혜 두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기록비서관실을 없애 버렸다. 이유를 알 수 없지만 보수 정권은 기록을 남기는 걸 좋아하지 않는 듯하다. 윤석열 대통령 역시 기록비서관실을 없앴다. 노무현, 문재인 두 분은 재임 시절 거의 모든 것을 기록으로 남기도록 했고, 노 전 대통령은 2007년 대통령 기록물법까지 제정했다. 세종시에 있는 대통령기록관도 당시 이 법을 토대로 지어졌다. 문 대통령은 집권 초기부터 임기가 끝날 때까지 대통령 기록물 관리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표했다.
63p
어느 정부 때나 청와대 비서실 조직은 ‘어공(어쩌다 공무원)’과 ‘늘공(관료)’이 공존한다. ‘늘공’은 전문성, ‘어공’은 추진력과 정무 감각이 주특기다. 두 출신이 적절히 협업해야 성과를 내고 국정이 효율적으로 운영된다. 통상 선거 캠프와 당직자 출신 ‘어공’은 정권 창출의 공신이라는 점에서 ‘늘공’보다 힘이 세기 마련이다. 임기나 정년이 없는 ‘어공’은 ‘파리 목숨’이지만 ‘늘공’이 갖기 힘든 정무 감각과 추진력으로 관료 집단을 리드하는 게 원래 역할이다. 이런 힘의 역학관계는 내가 정치부 초년 기자 시절부터 봐왔던 익숙한 풍경이다. 하지만 우리 정부 때는 이런 상식과 영 딴판이었다. 임기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늘공’ 출신이 비서실 내 ‘실세’가 됐고, ‘어공’이 ‘늘공’의 눈치를 보기 급급했다. 이는 문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에서 비롯됐다.
80p
코로나가 3년 넘게 지속될 거라고 생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중국인 입국 금지를 요구하는 당시 보수 야당과 언론의 공격도 거셌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의지는 확고했고, 판단은 현명했다. 전임 정부에서 기습적인 ‘사드 배치’로 악화된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할 때 더더욱 과학적 근거도 없고 원칙도 없는 정치적 결정을 할 상황이 아니었다. 당시 ‘중국인 입국 금지 요구’를 했던 현재 집권 여당과 일부 언론이 ‘정치 방역’을 요구했던 장본인 아닌가.
103p
관료 집단도 민주당이 집권하면 불편할 수밖에 없다. 기본 습성이 보수적인 관료 집단은 진보 정부가 들어서면 “업무 방식을 바꿔보자, 새롭게 해보자”며 ‘혁신’ ‘개혁’ 이런 단어를 자주 쓰니 피곤해한다. 그냥 수십 년간 해온 방식대로 일하면 편할 텐데 민주당 정부가 들어서면 당장 모여서 함께 회의하는 것 자체가 피곤한 일이 된다.
121-122p
2009년 5월 토요일 아침, 눈을 뜨고 TV를 켰다. TV 화면 아래 시뻘건 자막, ‘노무현 전 대통령 투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모든 게 후회가 됐다. 경선 때 차라리 이인제 후보 쪽에 서서 기사를 쓸 걸, 청와대를 출입할 때 괴롭히는 기사를 쓰지 말 걸…. 의도하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그가 대통령이 되는데 조금이라도 기여한 기사를 쓴 일, 대통령이 된 후 그가 원했던 대한민국의 변화를 훼방 놓은 기사를 쓴 일, 모든 게 후회가 됐다.
172-173p
저자 소개 ┃ 조용우
청와대의 마지막 5년을 기록한 비서관이다.
서른 살에 언론사에 입사해 20년 가까이 기자로 일하며 한국 사회를 구경했다. 세계일보 정치부에서 2년 반, 문화일보 정 치부에서 3년 반, 그리고 쉰을 코앞에 둘 때까지 동아일보에 서 13년 넘게 정치부·사회부·경제부 기자로 살았다.
동아일보 정치부 차장이었던 2016년 여름에 느닷없이 사표를 냈다. 50대에는 다른 세상을 보고 싶어서였다.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의 대통령 선거 준비 모임(광흥창팀)에 참여했다. 그리고 민주당 대선후보 선거대책위 선임 공보기획팀장으로 대통령 선거를 직접 경험했다. 2017년 5월,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청와대 국정기록비서관을 맡아 5년 내내 같은 자리를 지켰다. 청와대가 없어졌으니 역사상 ‘청와대의 마지막 5년을 지킨 비서관’이 됐다.
평생 대한민국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일을 했다. 이 책이 문재인 정부 5년의 기록을 넘어 한국 사회 발전에 작은 보탬이 되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