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수질오염, 근본원인을 제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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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수질오염, 근본원인을 제거하자."
  • [투데이광주전남] 미디어뉴스팀
  • 승인 2022.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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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어촌공사 해남·완도지사 김재식 지사장

[투데이광주전남] 한국농어촌공사 해남·완도지사 지사장 김재식 = 수질오염을 논하기 이전에 먼저 지구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자연현상의 하나인 '물질의 순환'에 대하여 설명하는 것이 순서라고 생각한다.

'물질의 순환'이라는 것은 예를 들면 공기 중에 있는 이산화탄소가 광합성작용으로 식물에 흡수되어 식물체를 이루는 유기물이 되는 것과 같이 무기물에서 유기물로 또 무기물로 형태를 바꾸어가며 순환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물질의 순환은 생태계의 구조를 유지하는데 필수적이며, 생태계의 중요한 기능 중의 하나이다.

수질오염은 이러한 생태계 물질의 순환 과정에서 일정 장소에 병목현상이 일어나고 그로 인한 부작용이 밖으로 노출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수질오염은 물속에 포함되어 있는 유기물질이 변환해 가야하는 길이 병목현상으로 정체를 일으키는 것과 같다.

이러한 병목현상은 예전에는 볼 수 없었던 현상으로 하천이나 해양으로 배출되는 오·폐수 오염물질의 양이 적었던 예전에는 유기물을 분해해 무기물로 만드는 역할을 수행하는 자연계의 미생물이 가지는 능력만으로도 충분히 길목이 막히지 않고 '물질의 순환'이 원활하게 이뤄졌던 것이다.

무엇보다도 농어촌에서의 병목현상은 그 수위를 급속도로 높여가고 있다. 먼저 저수지 주변은 음식물쓰레기, 낚시도구뿐만 아니라 타이어, 가구, 냉장고 등 발생장소에 의구심이 들 만한 각종 폐기물들이 어지러이 널려있고 자체 처리시설이 없는 개별농가에는 수거되지 않은 축산 배설물이 저장조에 야적돼 있다. 또한 논밭에는 비료생산업자들의 잇속과 농민의 무관심이 맞물려 초과 사용된 잉여량의 비료가 토양 내에 남아있으며 용·배수로는 각종 폐농자재와 생활쓰레기로 곳곳이 막혀 매년 급수기와 홍수기에 몸살을 앓고 있다. 이는 직접적인 1차 현상에 불과하다. 해마다 저수지의 용존산소량이 부족해지는 장마철이 되면 어김없이 물고기들이 배를 드러내며 수면위로 떠올라 부패돼 악취를 내뿜는 현상이 발생한다. 수질오염에 의한 2차 현상이라 할 수 있다.

겉으로 드러나는 것에 파묻혀 흔적을 찾기 힘들고 그래서 무시되거나 가볍게 여겨지기 쉬운 기초적인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예는 이 밖에도 많다. 우리 농어촌의 들녘을 적셔주는 농업용수에도 예외는 없다. 농업용수가 깨끗하려면 상수원인 계곡 및 하천에 오·폐수가 흘러들어가지 않아야 하고 그러자면 무엇보다 하수 처리가 완벽해야 한다.

주거지역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하수를 깨끗하게 정화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천은 여전히 수질이 불안하다. 바로 초기 우수, 즉 더러워진 빗물 때문이다. 강우 시 빗물은 도로 등 지표면에 축적돼 있던 오염물질과 하수관 내 퇴적물이 혼합돼 고농도 오염 상태로 하천으로 흘러들어간다.

적은 양의 비는 하수도와 하수처리 시설을 통해 안전하게 처리돼 문제가 없지만 집중호우 시에는 빗물로 인한 수질 오염 문제가 발생한다. 환경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부분의 하수처리시설에서 강우 시 더러워진 빗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하천으로 방류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게 강우 시 처리되지 않고 하천으로 방류되는 초기 우수의 대장균군 농도는 평소보다 5배 이상, 생화학적산소요구량(BOD) 등 초기 오염 농도는 평소보다 3∼4배 높다.

한국농어촌공사는 쾌적하고 살기 좋은 농어촌을 만들고자 이미 지난 1999년부터 '내고향물살리기운동'을 추진해 오고 있다. 이는 환경정화행사 등을 통해 하천·호소에 방치돼 있는 유기물을 제거해 오염물질이 자연계의 어느 한 곳에 쌓이지 않고 잘 순환되도록 하는 수질 복원운동이다. 수질오염에 대한 문제를 인식하고 전통적인 농업용수 정책 기능에 더해 적극적인 물 관리 정책으로까지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60년대만 해도 시골에서 흐르는 물을 그냥 마실 수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수돗물 가격보다 1500배나 비싼 먹는 샘물을 사먹고 식당에서 조차 정수기로 정수한 물을 먹는 것이 당연한 세상이 됐다.

지구는 폐쇄계이다. 물질이 지구 경계 밖을 나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생물이 사용한 물질은 다시 사용할 수 없는 위치로 이동하는 수는 있지만 결코 영구적으로 소멸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순환한다. 믿고 이용할 수 있는 깨끗한 농업용수를 만들기 위해서는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 농어민 스스로 영농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산물과 폐기물을 철저히 수거하고 농약이나 비료의 절대 사용량을 줄이며 생활하수와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등 환경을 위해 작은 것부터 실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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