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프리미엄 종자 시대로 가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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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프리미엄 종자 시대로 가야 할 때…
  • 박주하
  • 승인 2012.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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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하(국립종자원 전남지원장)

온 세상이 가득하게, 녹색 새옷을 입은 어린모가 자라나는 숨소리로 가득하다.


신동하 지원장

신동하 지원장


국립종자원이 공급한 보급종으로, 가뭄지역 일부를 제외하곤 모내기가 전국에서 완료됐기 때문이다.


모내기는 매년 반복돼 수천 년을 이어온 우리 농촌의 일상적 모습이지만, 국립종자원으로서는 올해 7월의 감회가 새롭다.


작년 볍씨 발아불량 사건으로 인해 종자원 설립 40여 년 이래 가장 혹독한 성장통을 톡톡히 치른 덕분이다.


주로 운광벼 등 조생종과, 다수성인 주남·호품벼 품종에서 전국적으로 1,926톤, 25만9천호 농가에서 67억원의 피해가 발생해, 사고 수습에 5개월이 소요됐다.


‘10년 등숙기 기상불량으로 인해 종자 충실도와 활력이 저하된 상태에서 파종기 저온환경과, 싹틔우기를 충분히 하지 않고 파종하는 농가의 육묘관행 등이 겹쳐 피해가 확대돼서다.


국립종자원은 작년과 같은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고, 종자관리 전문기관으로서 명예회복을 위해, 눈물나는 긴장감으로 지난 1년간 백의종군했다.


검사 제도개선, 검사원 역량강화, 정선시설 현대화를 통해 안정채종, 품질고급화를 골자로 하는 프리미엄 종자 생산에 총력을 기울였다.


생산, 검사, 정선, 공급 및 사후관리 전 분야에 걸쳐 종자 가치를 충실히 만들기 위해 발아율 점검을 강화했고,


불량종자 생산을 포장단계에서 원천 차단시키기 위해 기존 1회이던 포장검사를 수확직전에도 추가로 실시해 총 2회 실시토록 검사규정을 개정했으며,


발아율 저하 의심 제품이 발생할 때에는 전산에서 경보가 발생토록 하고, 이에 대해서는 파종직전 농가 모니터링을 강화해 농업인 피해 최소화를 위해 조기 경보체계 시스템도 신설했다.


그리고 키다리병 등 예방으로 무병·건전한 종자 생산을 위해 최신의 살균처리 정선시설도 보강했다.


또한 무엇보다 중요한 검사 판정오차 최소화를 위해 검사원 능력 심화프로그램을 철저히 운영해 검사원 능력이 상향평준화 되도록 노력 했는데,


이를 통해 평가 성적 우수자에게는 해외연수 등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검사원 능력시험 성적 저조자에게는 패널티를 부여하고, 검사관련 사고가 발생할 경우 검사원 실명제 운영으로 징계 규정을 마련해, 검사원의 업무 책임성도 강화했다.


작년 종자 사고로 인해 보급종과 관련된 전문성을 재정립해 관행적인 실험실 위주의 검사 검정업무를 과감히 탈피, 수요자를 위한 현장업무 위주로 쇄신하는 계기가 됐다.


이제 종자 수요자들은 종자에 대해 과거와는 다른 가치와 필요성을 기대한다.


과거 당해 수확분으로 식량을 제하고 남은 것으로 내년 종자로 써도 소규모 농업에는 지장이 없었다.


최근과는 달리 기상이변도 빈번치 않았고, 단위 수량은 떨어지더라도 발아가 그럭저럭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주먹구구식의 채종으로는 하나의 산업적 위치로서 농업을 이어가기가 점점 힘들어 지고 있다.


우리나라 농업도 농촌 고령화에 따른 은퇴농가 발생, FTA 등에 따라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광작 형태로 규모화 됐고, 자가 채종종자의 발아율 문제, 생산성 문제 등 안정상의 문제와, 최근 들어 가뭄·저온·홍수 등 기상이변이 상시화 됨에 따라 개별 농가로서는 충실한 종자를 생산하기 점점 힘들어 졌다.


따라서 향후 정부 보급종의 의존도는 더 높아져, 벼·보리·밀 등 주요 6대 식량작물 생산·검사기관인 국립종자원의 어깨가 점점 더 무거워지고 있다.


이런 시대적 의무감에 부응하기 위해 국립종자원은 악조건 속에서도 발아율과 발아력이 오래 유지되는 종자생산과, 종자원의 최종 정책 고객인 식량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좋은 밥맛이 오래 유지되는 프리미엄 종자 생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고, 국민들의 기대 속에서 이런 행보는 향후 더욱더 가속화 되리라 여긴다.


머지않아 몇 개월 후면 수확의 계절이 다가온다.


작년에는 종자사고로 힘들었지만, 올해는 황금빛으로 풍성하게 물든 들녘 풍경처럼, 농업인들과 농촌에 여유로운 웃음꽃이 피어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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