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유감 詩畫有感]] 이승리 시인의 ‘나비’와 롭 곤잘베스 화가의 ‘On the Upsw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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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화유감 詩畫有感]] 이승리 시인의 ‘나비’와 롭 곤잘베스 화가의 ‘On the Upswing’
  • 이미루 기자
  • 승인 2021.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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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광주전남·전남방송] 이미루 기자 = 시화유감(詩畫有感)이란 바쁜 현대인들을 위한 ‘감성마당’으로 한 편의 시와 한 점의 그림을 감상하는 시간을 통해 잠시동안 잃어버렸던 감성을 깨우며 몸과 마음에 쉼과 안정감을 제공하고자 하는 취지로 생성됐다.

<이승리 시인의 ‘나비’와 롭 곤잘베스 화가의 ‘On the Upswing’>

▲ Rob Gonsalves. ‘On the Upswing’ © 이미루 기자

롭 곤잘베스(Rob Gonsalves)는 1959년 캐나다 토론토에서 출생한 초현실주의 화가이다. 어린시절 초현실주의 화가들의 그림을 본 후 초현실에 매료되었다는 그는 특히 마그리트의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그의 작품들은 독특한 상상력으로 대중의 관심을 받으며 수집가들의 콜렉션 목록으로 추가되었다. 누구든 그의 그림들을 어디선가 한 번쯤은 보았을 정도로 그는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화가이다.

살바도르 달리, 르네 마그리트 등으로 대표되는 초현실주의가 오브제의 결합을 통한 내면의 무의식을 추구하는 비합리적인 상상을 기반으로 하였다면, 곤잘베스의 초현실은 정교한 계획과 의식적 결합을 통한 사실적 묘사로서 두 개의 현실 공간을 ‘결합’ 시킨 구성이다.

▲ 롭 곤잘베스 , 출처 - 다음 이미지 © 이미루 기자

매직 리얼리즘 (The magic realism)이라고 부르는 그의 작품 세계는 일상의 풍경들이 환상의 세계로 자연스럽게 넘어가며 의미가 ‘반전’되는 착시의 이중 이미지를 표현하고 있다. 곤잘베스는 대학 졸업후 건축가로 일하며 여가시간에 그림을 그리다가 1990년 토론토 야외 미술제에서 큰 반향을 일으킨 후 그림에 전념하게 되었다고 한다.

하나의 그림에 두 개의 다른 세계가 연결되어 공존한다는 의미에서 그의 작품은 이승리 시인의 시와 닮아있다. 다의적 상상력으로 그려진 이승리 시인의 시 ‘나비’에는 아이가 그네를 타고 두 개의 공간을 넘나드는 곤잘베스의 그림 ‘On the Upswing’ 에서와 같은 매직 리얼리즘을 찾아볼 수 있다.

- 다음 블로그 일부 참조

 

<이승리 시인의 시 ‘나비’>

나비

이승리

보자기 벗겨

선풍기를 꺼낸다

울타리 안에선

하늘조차

외눈박이 독수리의

독방 같다

낯선 손길 내미는데

짖는 것도 잊은 눈

먼지 배긴 얼굴을 씻기자

저 혼자 그루밍하는 바람

의안처럼 날개 끼워

해마다 퇴화하고만

조립형

고양이

자서自敍, 이승리

언제부터 고양이를 나비로 호칭하게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고양이는 고양이일 뿐이다. 고양이 역시 사람들이 지은 명사일 뿐 언젠가 동물원에서 철창 끝까지 올라가서 날개까지 펴놓고서도 고개는 하늘이 아닌 정면을 향한 독수리를 봤다 선풍기가 그렇다 오직 여름에만 풀려나는 박제된 날개 고양이를 씻기고 드라이기로 말리어줘도 고양이는 그루밍으로 자신의 몸을 다시 닦는다

저 너머란 게 있을까? 현대인들은 날개 대신 그루밍을 하는지도 모르겠다.

▲ 이승리 시인, 본인 제공 © 이미루 기자

이승리 시인 = 2019년 『황해문화』로 작품활동 시작, 다수의 문예지에 기고

▲ © 이미루 기자
▲ © 이미루 기자
▲ © 이미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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