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전남 장흥 천관산(天冠山) 산행- 은서(垠恓) 양재수
상태바
기고) 전남 장흥 천관산(天冠山) 산행- 은서(垠恓) 양재수
  • 정경택 기자
  • 승인 2020.10.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8산우회ㆍ2020.10.3(토)10:40-천관문학관 주차장>
-(좌)강학식,장두기,필자(양재수),장옥섭,김연수,
(우)조원옥,이경우,김점수,이금강,최성곤님-

[투데이광주전남] 은서 양재수=가고 싶었던 장흥 천관산이다. 산은 자줏빛이며 물은 깨끗해서 경치가 아름다워 문림(文林)의 고을로 불리어진 천관산자락의 천관문학관과 문학공원을 살피고 산자수명(山紫水明)의 아름다운 기암괴석 암릉을 오르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개천절을 맞이한 오늘 순천시 연향동 조은프라자 주차장에서 28산우회 [이경우(차주), 김점수, 장옥섭, 양재수],[최성곤(차주), 김연수, 장두기, 강학식], [조원옥(차주), 나순자, 이금강]등 11명이 세 대의 승용차에 올라 08:50 장흥군 대덕읍 천관산을 향해 출발한다. 대한민국 제1호 국가정원 인접 남승룡 도로를 달려 메디팜 요양병원 못미처 남해고속도로(영암-순천)에 진입, 남순천요금소에 들어 09:40에 보성녹차휴게소에 닿는다. 파란 하늘과 함께 청명한 날씨이다.

승용차는 어느덧 10:45에 천관산자락아래 우람한 유리벽 양옥의 천관문학관 언덕아래 주차장에 닿아 단체기념사진을 남긴다. 장흥군 대덕읍 천관문학길 160, 장흥 천관문학관이다.

가을 하면 독서의 계절이라, 오늘은 가을인 만큼 문학에 한 발자국 더 가까이 할 수 있는 이곳 공간이다. 문학관으로 드는 현관 가까이에 노랑의 소망우체통과 빨강의 느림우체통이 나란히 놓여있다. 자신과의 약속 등을 넣는 ‘소망우체통’이고, 다른 한쪽은 사랑했거나 미안했던 지인들에게 진심을 담은 편지를 넣는다고 하는 ‘느림우체통’으로 연말에 배송을 해준다고 한다.

1층 로비에 들면 천관문학관 전시실로 다양한 시가 전시되어 있다. 제2전시관은 이청준 작가와 한승원 작가의 문학여행 코너이다. 2층에 들면 대강당실과 게스트 룸…. 큰 창을 통해 탁 트인 천관산을 멀리 감상할 수 있다.

천관문학관 동아리실 우측 옆으로 천관산 등산로가 있다. [불영봉 1.3km-연대봉 2.8km] 이정표 따라 가파르고 좁다란 산길 좌우에 상록고사리군락이 자리하고 있다. 문학관 저 아래에 장흥군 대덕읍내와 평야지대가 펼쳐진다. 바위 모둠들이 슬슬 나타나기 시작한다. 스틱으로 제동을 걸며 산길을 오른다. 저쪽 바위에 올라서면 조망이 좋으련만, 오르는 곳곳이 조망으로는 부족함이 없다. 불영봉(佛影峯)이 맞는다. 조원옥 후배님과 바위에 걸터앉아 포토 포즈를 취해본다.

암산(巖山) 불영봉은 미타봉의 북쪽에 있는데 큰 바위들이 무더기로 쌓여 봉우리를 이루고 네모꼴의 기둥 같은 돌이 그 꼭대기에 높이 솟아 엄숙함이 부처님 영상(影像)과 같다. 불두(佛頭)가 높이 솟아 마음이 팔려서 가히 말을 주고받고 싶은 충동을 받게 되니 참으로 묘한 경관이 아닐 수 없다.

<불영봉(佛影逢)에서-조원옥님과 필자(양재수)>

천관산은 전라남도 장흥군 관산읍과 대덕읍 경계에 있는 해발 723.1m의 산으로 1998년 10월 10일에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예로부터 내장산, 월출산, 변산, 두륜산 등과 더불어 호남의 5대 명산으로 불러온다. 천관산 일원은 화강암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갈대밭 능선이 아름답다.

수십 개 봉우리가 하늘을 찌를 듯이 솟아있는 것이 마치 천자의 면류관과 같아 천관산이라는 이름이 생겼다. 신라 김유신(金庾信) 장군을 사랑한 천관녀(天冠女)가 숨어산다는 전설이 있다. 먼 곳 얘기 같지만 그 애틋한 내용을 실어본다.

천관산의 지제산(支提山)은 신라 김유신이 소년시절에 사랑하는 천관녀가 숨어 살았던 산이라고 한다. 김유신은 어머니의 충고에 천관녀의 집으로 발길을 돌린 백마의 목을 쳐 죽이고 무예만을 전념해 삼국통일의 위업을 이루었다. 김유신에게 버림받은 천관녀는 암자를 짓고 김유신의 성공만을 빌었다. 통일에 공을 세운 김유신 장군은 천관녀의 암자를 찾아가 경주로 돌아갈 것을 간청했다. “소첩은 천관보살이었는데 삼국통일의 업적을 달성할 사람을 찾던 중 소년시절 장군의 마음을 시험하기 위해 기생으로 접근한 것입니다.”
천관녀는 하늘에서 내려온 백마를 타고 동남쪽으로 사라졌다. 천관산에는 천관보살이 살고 있다고 전해오고 있다.

<천관산 연대봉(烟臺峯)아래 해발 723.1m 돌비에서>

갖가지 산길을 주는 천관산이다. 어느 길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오늘 같은 힘든 산길을 갈 때면 길에 대한 습성을 높여야 한다. 그래야만 나중에 완숙의 숙성된 경지로 남게 되는 것이다. 단순한 것이 가장 고상한 것이 되는 것임도 안다. 각양각색의 기기묘묘한 바위형상들을 보면서 이어가는 산행은 숨 가쁜 가슴에 요동치는 숨결과 고단한 근육이 있음도 상기한다.

불현듯 몽상적인 분위기에서 멋있는 바위산의 모임을 상상해 보기도 한다. 마치 누군가 엄청난 괴력을 가진 자가 들어다 놓은 듯 돌들의 군상들이다. 포개진 세워진 누워진 기대진…. 천관산의 바위 봉이 720여 개에 달한다고 해서 그래서 720봉인가. 산객들이 정성스레 올려놓은 작은 돌도 예술이다.

바위형상을 한참 지나, 길은 천관산 최고봉인 연대봉으로 향하는 갈지자 끄트머리 봉우리에 사람들이 보인다. 얼마 남지 않은 거의 오른 무렵에 조원옥 후배님이 마중 차 내려와 배낭을 받아 함께 오른다. 참으로 배려하는 고마운 마음이다.

천관산 최고봉 해발 723.1m 돌비와 그 위에 사면체로 쌓아올린 돌탑 연대봉 봉화대가 내려다보고 있다. 이미 점심자리가 마련되어 있어 11명이 빙 둘러앉아 점심식사에 들어간다. 점심 후에 연대봉을 배경으로 천관산 돌비에서 인근 연대봉에 올라 기념사진을 남긴다. 연대봉은 1986년에 복원한 것이다.

<천관산 연대봉(烟臺峯)에서-참석인원 11명 모두>

일행은 서쪽 방향 환희대(歡喜臺)와 구룡봉(九龍峯) 쪽으로 하산을 시작한다. 정상부를 벗어나니 등성 길에는 야자매트가 길게 깔려있고 왼편 밧줄너머로 천관산 자랑의 억새평원이 시작되고 있다. 울타리 밧줄 인근에서 기념사진도 찍고…. 억새군락으로 이어지던 길이 끝나자 기묘한 바위형상 등이 나타난다. 해발 720m 대장봉을 차지한 환희대(歡喜臺)다. 안내문에 쓰인 글이다. “만권의 책이 쌓여진 것 같다는 평평한 석대이니 누구나 이곳에서 성취감과 큰 기쁨을 맛보게 되리라.”

억새가 자지러진 길 오른편 건너 산에 솟아오르는 수십의 죽순 같기도 피어오르는 사슴뿔 모형의 바위 진죽봉(鎭竹峯)이다. 건너 산에 진죽봉을 배경으로 갈대밭에서 사진을 남긴다. 한참을 걸어 바위 표면에 바가지 모양의 구멍이 있는 구룡봉에 들러 지장봉, 신선봉, 진죽봉 등 암봉들을 살핀다.

<28산우회-환희대와 구룡봉으로 가는 억새밭에서>

일행은 하산 길에 탑산사로 가고 혼자 수직에 가까운 데크계단을 내려 탑산사에서 내려오는 일행을 삼거리에서 16:00에 만나 늦게 나오는 조원옥 후배와 출발지 천관문학관을 향해 계곡너덜겅을 내려걷는다. 들르고 싶었던 문학공원이 나온다. 2002년도에 대덕읍 면민들이 조성한 600여 기의 자연석 돌탑과 전국 유명 문학 작가의 문학비로 조성된 천관산 문학공원이다.

일행은 저녁식사를 위해 강진 마량으로 향한다.<2020ㆍ10>

 


최신 HOT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