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남구 ‘펭귄마을 소공원·주차장 조성 사업’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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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남구 ‘펭귄마을 소공원·주차장 조성 사업’ 논란
  • 조성기 기자
  • 승인 2020.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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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구, 관광객 급증..주차난 몸살 해소 방안
- 주민, 27가구 내몰고..고작 28면 주차장 추진?
- 어디서 살라고..주민들 강력 반발

광주 남구 관내 대표적 문화관광지인 ‘양림동 펭귄마을’로 유입되는 관광객의 주차난 해소를 위해 추진 중인 소공원 및 공영주차장 조성사업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남구가 주민들을 내쫓고 주차장을 만드는 행정을 펼치고 있어서다.

양림동 펭귄마을 회전 교차로 [조성기 기자]

양림동은 근대역사문화의 보고로 기독교 선교문화자원 및 근 현대 건축물이 현존하고 김현승, 정율성 등 많은 문화예술인을 배출한 곳으로 남구의 대표관광지로 주목받아왔다.

특히 버려진 공터에 폐품들을 모아 만들어진 펭귄마을은 외지관광객들의 입소문이 난 남구의 대표 문화관광지다.

이런 유명세로 관광객들이 끊이지 않아 작년 한 해 15만여명이 이 마을을 찾았다.

올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로 그 수가 크게 줄었지만 얼마 전 마을 일부가 공예특화거리로 단장되고 대한민국 국내 여름휴가지 100선에 선정되면서 다시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남구가 관광객 급증에 따른 주차난 해소를 위해 펭귄마을과 골목길을 끼고 붙어 있는 주민들의 땅과 집을 수용하겠다고 나서면서다.

이곳에 거주하는 주민 안모씨(60세)는 "주차장 해소를 위한 합리적이고 실용가능한 방법을 찾아야지 고작 28면의 주차장을 만들겠다고 20여 가구의 주민들을 거리로 내모는 것이 말이 되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또 다른 주민은 “마을을 보러오는 사람들의 주차를 위해 마을을 부수는 게 양림동 재생사업이냐”고 반문했다.

남구는 2018년 12월 펭귄마을 인근에 다가구 주택 등이 포함된 1,296㎡ 부지를 매입, 차량 28대를 댈 수 있는 공영 주차장을 짓겠다고 나섰다. 최근 양림동 일대가 유명세를 타면서 관광객의 증가로 가중되고 있는 주차난을 해소하기 위함이다.

공영주차장 조성을 계획하고 있는 오기원길 '아크레타' 맞은편 [조성기 기자]
공영주차장 조성을 계획하고 있는 오기원길 '아크레타' 맞은편 [조성기 기자]

당초 이 주차장 부지는 남구가 양림동 2구역 주차환경개선사업을 추진한다면서 2011년 8월 소공원으로 지정했던 곳이다.

그러나 이곳은 해당 주민들의 ‘공원 해제 민원’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현재 이 부지는 세입자를 포함해 27가구 30여명이 편입돼 있다.

남구 관계자는 “최근 펭귄마을 관광객 급증으로 일부 구간 주차홀짝제를 시행하고 있으나 주차난 해소엔 역부족”이라며“이곳의 주차장 조성은 도시계획법상 이미 결정된 사업으로 주민들의 100% 찬성을 받지는 못했으나 사업추진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한동안 잠잠했던 남구는 주민들에게 주차장을 조성하겠다고 알리고 급기야 토지 수용까지 나선 것이다. 그러면서 지난달부터 지주와 이해관계인을 대상으로 손실보상 협의를 밀어붙이고 있다.

최근엔 골목길을 비추는 보안등 전원마저 차단하기도 했다.

이에 마을 주민 김모(55세)는 “3년 전 비슷한 방법으로 내쫓겼던 펭귄마을 주민들이 떠올라 너무 불안하다”며“고작 몇 대 주차를 위해 주민들의 삶의 터전을 아랑곳 하지 않는 남구의 양림동 도시재생사업에 분노한다”고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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