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마스터즈수영] ‘인간승리’ 감동의 드라마 모두가 주인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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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마스터즈수영] ‘인간승리’ 감동의 드라마 모두가 주인공
  • 김용범 기자
  • 승인 2019.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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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90대 고령자 등 열정에 관객들 환호

18일 막을 내린 광주세계마스터즈수영대회는 그야말로 한 편의 감동의 드라마였다. 세계 각국에서 다양한 사연을 간직한 이들이 ‘수영’을 매개로 광주에 모여 도전하고, 극복하면서 위로하고 위로받았다. 아픔을 치유하는 과정이기도 했으며 우정을 나누는 축제의 한마당이기도 했다.

먼저 자폐장애 1급인 이동현씨의 사연은 모든 이들을 뭉클하게 했다. 이씨는 1천여명의 한국 선수 가운데 유일한 장애인으로 참가해 경영 자유형 100m, 접영 50m, 접영 100m에 출전했다.

이씨는 “그들과 기록과 순위를 다투겠다는 것이 아니다. 함께 시합하며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깨고, 비장애인들과 똑같이 할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당차게 도전했다.

어머니 정순희(58)씨는 광주에서 세계대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접하고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참가 신청을 했다. 그녀는 “아들에게 비장애인들과 함께 하는 멋진 역영의 경험과 즐거움을 선물하고 싶었다”면서 “세상의 모든 장애인과 그 부모들에게 큰 용기와 힘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독일에서 참가한 청각장애인 골드베르그 필과 로빈 형제의 도전도 많은 관심을 끌었다.

출발신호를 들을 수 없어 광학 출발신호에 의지해야 했지만 그들은 전혀 위축되지 않고 당당했다.

형제는 태어날 때부터 청각장애를 갖고 있었다. 보청기 없이는 아무것도 들을 수 없었지만 5-6살 때부터 수영을 시작해 한때 장애인 수영 독일 대표도 했다.

형제는 “청각장애는 우리의 신체적 움직임이나 빠른 수영 능력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단호히 말했다.

그런가 하면 70년대 중후반 한국 신기록을 무려 32차례나 경신하며 한국 여자수영의 간판으로 활약했던 최연숙(60)씨가 37년 만에 깜짝 복귀해 관심을 끌기도 했다.

2년 전 뇌출혈로 쓰러져 지금도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토록 그리던 물로 되돌아왔다.

그녀는 “여러 이유로 내려놓았거나 잃어버렸던 자신을 다시 확인해 찾아가는 대회였다”며 이번 대회는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의미를 부여해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6살 때 독일로 입양을 갔다가 이번 대회 참가를 위해 무려 46년 만에 처음으로 고국을 방문한 라인들 심 미리암(52)씨의 사연도 모두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이번 대회 가장 큰 감동은 고령의 참가자들이었다. 나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지칠 줄 모르는 열정과 도전으로 박수를 받았다.

여자 자유형에 참가한 아마노 토시코(93·일본)씨는 대회 최고령자였다. 비록 빠르지 않았고 다른 선수들과 격차는 크게 벌어졌지만 자신만의 레이스를 펼쳐 완주했다.

남자 최고령이자 최다종목 출전자였던 불가리아에서 온 테네프 탄초(91)는 노익장의 정점이었다. 젊은 사람들도 쉽지 않은 다이빙에 나서는 등 무려 11개 종목을 신청해 도전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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