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양민학살사건의 기억(7)...생존자 김재익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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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평양민학살사건의 기억(7)...생존자 김재익씨
  • 글/백은하 소설가
  • 승인 2019.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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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뫼에서 형님을 잃었습니다.”
“군인들이 학생들에게 성냥을 주면서, 마을에 직접 불을 지르라고 했습니다.”
함평양민학살사건 생존자 김재익씨


[투데이광주] 김재익씨는 1935년생이다. 현재 85살이다. 1950년 당시 함평군 월야면 월야리 남산뫼에서 겪었다. 남산뫼학살은 1950년 12월 7일 함평군 월야면 월악리에서 7개 부락 주민 130명을 무차별 총살한 사건이다. 이를 ‘남산뫼학살’이라고 한다.

12월 7일 군인들이 동네사람들을 불러 모았다. 김재익씨보다 키가 큰 사람은 앞으로, 키가 적으면 뒤쪽으로 분류를 했다. 5중대 군인들이 성냥을 주면서 삽하고 괭이는 내놓고 마을의 집에 불을 지르라고 했다. 짚벼늘이 있었다. 16세 정도의 소년들이 짚벼늘과 마을에 직접 불을 질렀다.

16세에서 40세 가량의 민간인들을 월악리 남산뫼에 모아 놓고 묘등에 기관총을 장치하고 민간인들을 향해서 사격을 했다. 화력포탄이었다. 총탄이 날아갔다. 5중대가 사격을 했다. 김재익씨의 형님이 스무살이었는데 실탄이 형님의 복부를 관통했다. 한 여자는 머리에 총에 맞아서 피를 흘리면서 쓰러졌다. 시체더미가 늘어져있었다.

김재익씨의 형님을 집으로 데리고 와서 호박속을 발랐다. 그러나 형님은 그날 밤 11시에 숨을 거두었다. 이튿날 매장을 했다.

11사단 5중대 군인들이 떠나고 난 뒤 마을에 캄캄한 안개가 끼었다. 며칠 동안 불에 탄 연기 등으로 동네가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나락타는 냄새가 며칠을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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