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백양사(白羊寺)는 ‘애기단풍’ 물결"...한폭의 수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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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백양사(白羊寺)는 ‘애기단풍’ 물결"...한폭의 수채화
  • 신종천 선임기자
  • 승인 2022.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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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암산 산자락 타고 내려온 형형색색의 단풍 물결 '절경'
백양사 풍경의 백미는 우뚝 솟은 백학봉과 쌍계루 그림자
쌍계루는 정몽주가 임금을 그리는 애틋한 시를 썼다는 곳
전남 장성군 내장산 국립공원 백양사 쌍계루 앞에는 하얗게 우뚝 솟은 백암산의 백학봉이 ‘애기단풍’에 둘러 물속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신종천 선임기자
전남 장성군 내장산 국립공원 백양사 쌍계루 앞에는 하얗게 우뚝 솟은 백암산의 백학봉이 ‘애기단풍’에 둘러 물속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신종천 선임기자

[투데이광주전남] 신종천 선임기자=남도의 가을이 절정을 향하며 전남 장성 백암산 자락의 고불총림 백양사(白羊寺)가 단풍 잔치를 벌이고 있다.

불타는 산하는 만산홍엽으로 변하고 백양사에도 울긋불긋한 단풍이 대웅전 처마까지 내려와 있다.

고즈넉한 산사와 어우러져 한 폭의 수채화를 그리고 있는 백양사는 남도의 대표적인 단풍 여행지다.

백양사는 등을 맞댄 전북 정읍 내장산 내장사와 함께 아기단풍의 명소로 소문난 지 오래다.

단풍 명소로 유명한 이곳의 단풍은 빛깔이 곱기로 유명하고, 단풍잎 모양이 어린아이 손바닥처럼 작고 앙증맞다고 해서 ‘애기단풍’으로 불린다. 불순물이 조금도 끼지 않은 명품 같다. 백암산 산자락을 타고 내려온 형형색색의 단풍 물결이 한 폭의 동양화를 펼쳐내고 있다.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되기도 한 백양사 입구 북두교에서 쌍계루까지 3.4km의 단풍거리에는 붉고 노란 단풍이 가을 정취를 한참 뽐내고 있다. 백양사 주차장부터 향토 맛집이 몰려있는 식당가를 지나 쌍계루에 이르는 2km 남짓한 구간은 온통 붉은 물결로 변해 홍염 덩어리를 방불케 한다. 탐방객들은 붉은빛을 쏟아내는 가을 풍광을 배경으로 추억 담기에 여념이 없다. 탐방객들은 사계(四季) 중 가장 짧게 스쳐가는 가을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떨어진 단풍잎을 한 움큼씩 손에 쥐고 하늘로 날려 보기도 한다.

백양사 풍경의 백미는 깊어가는 가을에 쌍계루(누각) 앞 계곡의 징검다리를 뒤로하고, 하얗게 우뚝 솟은 백학봉과 누각이 물속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백암산의 백학봉이 단풍색으로 물들어 잠겨있는 풍경이다. 형형색색의 붉은 단풍잎이 누각과 함께 물속에 반영되어 지붕이 물속에서 흔들리는 광경은 탐방객들이 카메라에 어김없이 담아가곤 한다. 가을이 연출한 것인데, 물속에 비친 그 모습이 비경 그 자체다. 연못을 건너는 징검다리에 사람들이 줄지어 선 모습도 사진 속 배경이 된다. 그 모습을 찍으려고 카메라를 삼각대에 고정하고 촬영하는 사진동호인들의 모습도 풍경이다.

쌍계루 앞에 수령이 700년 된 이팝나무도 단풍과 어우러져 고즈넉하다. 쌍계루는 고려의 충절 정몽주가 임금을 그리는 애틋한 시를 썼다는 곳이다. 백양사를 호위하고 있는 듯한 백학봉(722m)은 정상인 상왕봉(741.2m) 보다 낮지만 전망이 뛰어난다.

전남 장성군 내장산 국립공원 백양사에는 백암산 산자락을 타고 내려온 형형색색의 ‘애기단풍’이 한 폭의 동양화를 펼쳐내고 있다./신종천 선임기자
전남 장성군 내장산 국립공원 백양사에는 백암산 산자락을 타고 내려온 형형색색의 ‘애기단풍’이 한 폭의 동양화를 펼쳐내고 있다./신종천 선임기자

가을밤의 꿈을 노래할 절집도 아름답다. 여느 절집처럼 백양사도 사계절 아름답지만, 울긋불긋 단풍으로 물든 지금이 가장 환상적이다. 극락전과 대웅전, 부도 등 문화재와 어우러진 단풍이 어디보다도 고풍스럽고 매혹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백양사의 단풍이 형형색색이라면, 절집 바깥 마을의 가을은 주홍빛이다. 여기저기 탐스럽게 익어가는 감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끝자락부터 빨갛게 물들기 시작한 나뭇잎도 정겹다. 잎사귀를 털어낸 감나무가 홍시를 매달고 곧 떨어질듯한 풍경도 매혹적이다.

전남 장성군 내장산 국립공원 백양사에는 백암산 산자락을 타고 내려온 형형색색의 ‘애기단풍’이 한 폭의 동양화를 펼쳐내고 있다./신종천 선임기자
전남 장성군 내장산 백양사 입구 상가에는 농민들이 수확한 담감을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어, 관광객들이 찾고있다./신종천 선임기자
전남 장성군 내장산 국립공원 백양사에는 백암산 산자락을 타고 내려온 형형색색의 ‘애기단풍’이 한 폭의 동양화를 펼쳐내고 있다./신종천 선임기자

백양사 일원에서는 애기단풍뿐만 아니라 천연기념물 제153호인 백양사의 비자나무 숲도 멋스럽다. 700년 된 갈참나무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되어 자연 그대로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백암산에는 다양한 산행 코스가 있어 단풍을 보며 눈이 호강하는 등산도 즐길 수 있다. 극락전과 대웅전, 부도 등 문화재와 어우러진 단풍도 고풍스럽고 매혹적인 풍경을 연출한다.백양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18교구 본사이다. 632년(무왕 33) 여환(如幻)이 창건하여 백양사라고 하였으며, 1034년(덕종 3) 중연(中延)이 중창하면서 정토사(淨土寺)라 개칭하였고, 1350년(충정왕 2) 각진국사(覺眞國師)가 3창하였다. 15세기에 백암사(白巖寺)로 바뀌었다가 16∼19세기 중반에 다시 정토사로 고쳤다.

다시 백양사로 개액(改額)한 것은 1574년(선조 7) 환양(喚羊)이 중건하면서부터이다. 환양이 백양사에 주석하면서 매일 『법화경』을 독송하니 백양이 경을 읽는 소리를 듣고 몰려오는 일이 많아 절 이름을 백양사라 개칭하고 승려의 법명도 환양이라 하였다. 그 뒤 1786년(정조 10) 환성(喚惺)이 중건하였고 1864년(고종 1) 도암(道巖)이 중건하였으며, 1917년 송만암(宋曼庵)이 중건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불교에서 총림이란 승려들의 참선수행 전문도량인 선원과 경전 교육기관인 강원, 계율 전문교육기관인 율원 등을 모두 갖춘 사찰을 말하며 우리나라에는 8대 총림이 있다. 참고로 8대 총림은 고불총림 장성 백양사, 팔공총림 대구 동화사, 가야총림 합천 해인사, 영축총림 양산 통도사, 조계총림 순천 송광사, 덕숭총림 예산 수덕사, 금정총림 부산 범어사, 쌍계총림 하동 쌍계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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