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 "미녀는 석류를 좋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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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에세이] "미녀는 석류를 좋아해"
  • 신종천 선임기자
  • 승인 2022.0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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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보석 담은 듯 알알이 익어가는 알맹이
슈퍼푸드 중 최상위, 항산화물질 풍부
전남 고흥서 9월 중순부터 10월까지 수확
‘석류 동심’... 시골길을 걷다 보면 한옥집 담장 한편에는 돌담 밖으로 주렁주렁 달린 붉은 열매가 시선을 끌게 한다. 파란 가을 하늘아래서 어린이들이 나뭇가지에 매달린 '석류'를 신기한듯 바라보고 있다./신종천 선임기자
‘석류 동심’... 시골길을 걷다 보면 한옥집 담장 한편에는 돌담 밖으로 주렁주렁 달린 붉은 열매가 시선을 끌게 한다. 파란 가을 하늘아래서 어린이들이 나뭇가지에 매달린 '석류'를 신기한듯 바라보고 있다./신종천 선임기자

[투데이광주전남] 신종천 선임기자 = ‘석류’가 익어간다. 시골길을 걷다 보면 한옥집 담장 한편에는 돌담 밖으로 주렁주렁 달린 붉은 열매가 시선을 끌게 한다. 5월께 붉은색으로 개화가 시작해 한동안 빨간 꽃으로 눈을 즐겁게 해주던 석류는 벌써 주먹만한 열매로 몸을 바꿔 입고 파란 가을 하늘 아래서 단단한 모습으로 붉게 익어 가을이 성큼 다가오고 있음을 느끼게  해준다.

껍질 속에는 들어있는 알맹이는 꽉 채워져, 루비처럼 예쁘게 투명막 속으로 감싸있다. 툭 하고 꺼내니 씨앗의 모습을 드러내고, 붉은 보석을 담은 듯 알알이 익어가는 알맹이의 모습이 탐스럽기만 하다.

석류는 한여름의 뜨거운 태양을 견뎌내며 스스로를 숙성시켜왔다. 알알이 익어가는 성숙을 견디다 못해 껍질이 갈라지고 벌어졌다. 찬 기운을 견뎌내면 석류의 붉은빛은 더욱 탐스럽게 물 든다. 알갱이 한 알 한 알이 익어 제철을 맞이하는 것은 시린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임을 알린다.

많은 전문가들은 석류를 ‘슈퍼푸드’ 중에서도 최상위로 올려놓는다. 그만큼 효능이 많다. 그중에서도 슈퍼푸드를 가르는 기준이 되는 항산화물질은 석류 껍질에 풍부하기 때문이다. 이미 고대 문헌에서부터 석류는 다양한 용도로 쓰였다. 기원전 1500년에 저술된 한 파피루스에서 이집트인들은 석류를 감염 질환 치료제로 썼다.

석류는 씨부터 껍질까지 버릴 게 없다. 대체로 많은 사람들이 씨와 껍질은 버리지만, 천연 에스트로겐 성분이 가장 많이 함유된 것이 바로 석류의 씨다. 그리 딱딱하지 않아 아삭아삭 씹어먹는 것이 좋다. 석류씨의 식감을 굳이 느끼고 싶지 않다면 갈아먹는 방법도 있다.

석류와 궁합이 좋은 식품은 토마토라고 한다. 토마토가 석류에 부족한 비타민A를 보충해준다. 특히 저칼로리 석류와 토마토는 다이어트 식으로 그만이다. 갱년기 여성들의 경우 석류와 함께 칼슘과 비타민D를 보충해주는 우유, 치즈 등을 함께 섭취하면 좋으며 피부미용과 노화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지면서 한때는 미녀는 석류를 좋아해!라는 문구가 유행할 정도로 석류의 인기를 실감했던 적이 있다.

석류의 순수 토종은 신맛이 너무 강해서 생과로 먹기가 힘들어 최근엔 신맛이 덜한 개량품종이 개발되어 생과로 먹을 수 있도록 나오고 있다. 전남 고흥에서는 9월 중순부터 시작되어 10월까지 수확을 한다고 하니 그쯤엔 고흥을 방문해 볼까 한다.

그리고 “석류” 하면 생각나는 광주지역의 화가 한분이 머릿속을 떠오르게 한다. 그는 바로 강연균( 姜連均 ) 화백이다. 강 화백은 1941년 광주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광주에서 활동하고 있다. 작가는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회장, 광주시립 미술관장, 제2회 광주비엔날레 사무총장 등 굵직한 직함을 맡아 분주하게 살아왔지만 한 번도 붓을 놓은 적은 없었다고 한다.

강연균 화백은 하나의 주제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주제를 섭렵한 화가이다. 그의 그림 테마는 늘 그의 주위에 있다. 멀리 있는 것, 허구적인 것, 환상적인 것들은 잘 그리질 않는다. 그는 탁월한 소묘력을 바탕으로 자신이 태어났던 남도의 땅과 인물, 정물 등을 수채로 많이 그려왔다. 그중 소쿠리에 가득 담긴 빨간 “석류”를 소재로 그렸던 그림은 널리 알려져 있다. 오늘은 강 화백의 수채화를 감상하며 깊어가는 가을을 느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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