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속행정이 빚은 '영광군 117억 청년창업·육아지원센터'...표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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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속행정이 빚은 '영광군 117억 청년창업·육아지원센터'...표류
  • 문주현 기자
  • 승인 2022.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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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보도 후 정보공개요청...졸속행정 확인
사업장 아닌 애먼 곳 지반조사...부실행정 지적
군, 설계 및 공법 변경 검토 중...공사지연 불가피
불편 가중과 혈세 낭비는 오롯이 군민 몫...'성토'
영광군 청년창업·육아통합지원센터 조감도. /영광군 제공
영광군 청년창업·육아통합지원센터 조감도. /영광군 제공

 

[투데이광주전남] 문주현 기자 = 전남 영광군이 117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청년 일자리 창출과 저출산 극복을 위해 건립 중인 청년창업·육아지원센터(이하 센터)가 표류하고 있다. "청년창업·육아지원센터 조성사업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보도(7월 5일자) 후 군은 터파기 도중 드러난 암반 처리를 둘러싸고 해법을 찾고 있으나 여의치 못한 실정이다.

군은 암반 파쇄 후 공사 진행과 지하 주차장 없는 센터 건립을 검토하고 있으나, 공사기간 지연에 따른 불편 가중과 혈세 낭비는 '오롯이 군민 몫'으로 전이될 모양새다.

전남 영광군 ‘청년창업·육아지원센터' 조성사업은 117억 원의 사업비(군비 100억 원, 국·도비 17억 원)가 투입돼 지하 1층~지상 5층, 연면적 3332㎡ 규모의 복합건축물을 2023년 5월께 영광읍 영광시장주차장 일원에 건립하는 사업이다.

사업이 성료되면 지역 청년들을 위한 다양한 창업 기회와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고, 저출산 극복을 위한 '결혼·임신·출산·육아 통합 거점'이 마련될 것이 기대됐다.

하지만 첫 삽을 뜬지 얼마 되지 않은 지하 터파기 도중 2m 주변에 암반층이 드러났고, 공사가 중단되면서 부실행정을 성토하는 주민들의 목소리와 언론의 지적이 이어졌다.

이에 본보는 지반조사와 관련한 정보공개를 요청했고 군의 졸속행정을 확인했다.

군은 센터 설계 이전인 지난 2021년 2월께 500만 원의 비용이 들여 광주 소재 S업체에 지반조사를 의뢰했다. 센터가 들어설 위치가 특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엉뚱한 2곳에 천공을 실시했고 한곳에선 4m 이후, 다른 곳에선 5.5m이후에 풍화암층, 연암층, 보통암층 등 암반층이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이 조사결과를 갖고 전문가와 검토한 결과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사업초기 실시한 지반조사 문제다.

지반조사를 위한 2개의 천공이 센터의 위치가 특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했고  센터 위치가 아닌 엉뚱한 곳에서 실시됐다는 것. 또 이 결과 4m 이후 암반층이 확인됐다면 주변에 대한 추가 천공이 실시돼야 했다. 그리고 이후에 센터 위치가 특정됐다면 센터 주변에 암반층이 존재한다는 것을 고려해 그 곳에 대한 지반조사도 추가로 실시했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건축업 관계자 A씨는 “센터가 특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애먼 곳에 대한 지반조사도 문제지만, 지하 4m 이후에 암반층이 확인됐고 지하 1층 주차장 공사를 위한 층고가 6m이상이라면, 당연히 특정된 위치의 추가 지반조사나 암반 파쇄 등이 설계에 반영돼야했다”고 지적했다. 또 “기본도 지키지 않은 채 117억짜리 공사를 강행하다가 지하 2m 터파기 도중 공사가 중단됐고 이제 와서 설계변경과 공법변경을 검토하고 있다니 한심하다"고 꼬집었다.

또 입지 선정을 둘러싼 문제도 제기됐다.

센터가 들어설 공사장 주변에서 상가를 운영하는 B씨는 “센터는 입지 선정부터 공사 중단까지 총체적 문제라며, 센터와 관계없는 엉뚱한 곳의 지반을 조사하고, 센터 주변에서 애들을 보려면 하늘의 별따기인데 이런 곳에 육아지원센터를 건립하려 한다니 어이없다”고 비꼬았다. 이어 “센터공사로 주차차량과 교행차량이 혼잡해 고성이 난무하고 사고가 상존하는데 지하 주차장 없는 센터 건립이라니 그 혼잡함을 누가 감당하느냐”며 군의 졸속행정을 성토했다.

이에 영광군 관계자는 “빠른 공사 재개를 위해 다양한 부분을 고심 중이다”며 “암반층 제거 시 인근에 미칠 소음·진동 등의 피해를 고려해 소음이 적은 공법 도입과 지하 주차장을 설계에서 완전 배제시키는 공법 변경 등을 검토 중이다”고 해명했다. 이어 “5개월 정도 공사지연이 예상되지만 원자재 수급난에 따른 철근 수급도 또 다른 문제다"며 "하지만 조속한 공사재개로 주민 불편을 최소화 하는데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암반층이 드러나 공사가 중단된 현장 모습. /문주현 기자

 

터파기 도중 2m 주변에 드러난 공사현장 암반층. /문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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