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망월묘역(민족민주열사 묘역)에 묻힌 “전두환 비석”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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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망월묘역(민족민주열사 묘역)에 묻힌 “전두환 비석” 아시나요
  • 신종천 선임기자
  • 승인 2022.05.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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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 민주동우회, 전두환 비석 곡괭이로 부숴...본 기자 묘역에 직접 파묻어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 이재명, 이낙연, 추미애 등 진보 성향 정치인도 비석 밟아...
"전두환 씨 비석이 오랫동안 보존돼 5·18 역사인식의 계기가 돼야할 것"

 

전두환 전대통령 부부가 1982년 3월10일 담양군 고서면 성산마을을 방문한 기념으로 세운 기념비를 1994년1월13일 광주.전남 민주동우회원 20여 명이 이 마을 앞 볏짚속에서 찾아내 곡괭이로 부수고 있다.신종천 선임기자
전두환 전대통령 부부가 1982년 3월10일 담양군 고서면 성산마을을 방문한 기념으로 세운 기념비를 1994년1월13일 광주.전남 민주동우회원 20여 명이 이 마을 앞 볏짚속에서 찾아내 곡괭이로 부수고 있다. /신종천 선임기자

지금 광주 북구 옛 망월묘역(민족민주열사 묘역)을 방문하면 묘역 입구에는 전두환 전 대통령 부부가 1982년 3월 10일 담양군 고서면 성산마을을 방문한 기념으로 세웠던 기념비 일부분이 길바닥에 묻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비석이 길바닥에 왜 묻히게 됐는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본래 이 비석은 마을 주민들이 '전두환 각하 내외분 민박 마을'이라는 각인을 새겨 마을 입구 도로변에 세워 놓았었다.

이 마을에 전두환 비석이 있다는 소식을 들은 광주·전남 민주동우회 회원들은 해머와 곡괭이를 갖고 부숴버리기 위해 이 마을을 샅샅이 뒤졌으나 찾지 못했다. 아마 이 비석은 당시 5·18 피해자나 유족 등이 비석을 찾아 없애려 한다는 것을 미리 알아 차린 마을 사람들이 숨겨놓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들은 담양 관내의 석물 공장을 찾아 비석의 행방을 물어보았으나 그런 비석을 제작한 적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 찾지 못했다. 그러나 민주동우회 회원들이 발길을 돌리려던 차에 마을 주민중 한분이 짚단속에 숨겨 놨을 거라고 귀띔을 해줬다고 한다.

1994년 1월 13일 오후 이 마을을 다시 찾은 광주·전남 민주동우회 회원들은 마을을 샅샅이 뒤졌다. 비석은 공터에 쌓인 짚단과 낙엽 속에서 발견됐고, 그 자리에서 곡괭이로 비석을 부쉈다.

당시 전남일보 사진기자로 현장을 취재했던 본지 편집국장/선임기자를 맡고 있는 나로서는 혼자 단독 취재한 보람이 있었고, 승용차로 부서진 비석을 망월 묘역으로 싣고 와 직접 파묻었다.

이것은 참배객들이 밟고 지나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것은 후세들에게 5·18에 대한 올바른 역사 인식을 심어줄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것이어서 참 다행이라고 되뇌어 본다. 아울러 이 전두환 씨 비석이 오랫동안 보존될 수 있도록 관리가 필요할 것으로 본다.

지금도 이곳에는 민족민주열사인 이한열 열사를 비롯 박승희, 표정두, 박종철, 이철규. 박선영 열사 등 수많은 사람들이 묻혀 있는 곳이 여서 정치인들도 이곳을 꼭 한 번씩 들리는 장소다. 문재인 대통령을 포함해 이재명, 이낙연, 추미애, 심상정 등 진보 성향 정치인들은 주저 않고 비석을 밟고 지나며 5·18의 진상규명과 올바른 민주화를 외쳤을 것이다.

5·18민주화운동  42주년을 맞아 17일 광주 망월동 민족민주열사 묘지를 찾은 이재명 민주당 상임고문이 바닥에 묻혀있는 전두환씨 비석을 밟고 지나가고 있다.신종천 선임기자
5·18민주화운동 42주년을 맞아 17일 광주 망월동 민족민주열사 묘지를 찾은 이재명 민주당 상임고문이 바닥에 묻혀있는 전두환씨 비석을 밟고 지나가고 있다. /신종천 선임기자

그러나 아직도 진상규명은 되지 않고 있으며, 보수 성향 정치인들은 민족민주열사 묘역까지 방문하는 경우가 많지는 않아 아쉬움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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