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캐스퍼, 청년의 꿈 싣고 '무조건 광주'로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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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캐스퍼, 청년의 꿈 싣고 '무조건 광주'로 달린다
  • 김홍열 기자
  • 승인 2021.11.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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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석주 경영학박사·광주도시철도공사

[기고=나석주 경영학박사·광주도시철도공사] 캐스퍼, 청년의 꿈 싣고 '무조건 광주'로 달린다

아침 산책길이 온통 가을이다. 이번 가을은 유난히 느린 걸음으로 찾아왔다가, 갑작스럽게 품에 와 안겼다. 부지런한 가로수는 한 해의 추억을 잎자락에 고이 담아 행인의 발끝을 물들인다. 짧은 낭만의 계절이 가고 나면, 또다시 냉랭한 겨울이 올 터다. 예나 지금이나 겨울은 없는 이들에게 특히 잔인한 계절이다. 그리 오래지 않은 때에도, 가을 낙엽과 잔가지까지 긁어모아야 가까스로 작은 온기나마 품을 수 있었던 이들이 있었다. 힘겨운 삶을 탓할 여유도 없었던 당시의 청년들에게, 가을 바람은 낭만이 아니라 절망의 서막이었을 터다.

세월이 흘렀고, 세상은 풍족해졌다. 그러나 지금도 청년들의 가슴에는 여전히 냉랭함이 스친다. 스스로의 삶을 꾸리고, 공동체의 일원으로 당당히 살아가기에, 세상은 여전히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특히 수도권에 비해 산업·경제인프라가 부족한 지방의 환경은 더욱 열악하다. 양질의 일자리가 적으니 청년들이 지역을 떠나고, 떠나는 이들이 늘어나니 지역은 더욱 도태된다. 청년들의 어깨가 쳐질수록 지역의 미래도 빛을 잃어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광주는 답을 찾아냈다. 내 자식 세대는 나보다 나은 삶을 살기를 바라는 부모의 심정, 희망이 있고 풍요가 넘치는 내일을 만들겠다는 간절함으로 새 길을 찾았다. 광주시, 기업, 노동계가 열정을 모아 만든 광주형 일자리, 23년만에 국내에 새로 들어선 완성차 공장이다. 그 광주형 일자리가 처음으로 만들어낸 경형 SUV '캐스퍼'가 드디어 국민들에게 선을 보였다.

작고 야무지면서도 감각적인 디자인은 의향·예향 광주를 고스란히 담은 듯하다. 아무도 가 보지 않은 길을 만들어낸 광주의 땀방울이 밴 성과물이다. 결과는 대성공이다. 올 해 말까지의 생산 목표가 1만2천대 정도임에도, 지금까지 2만여대 이상이 실제 계약되는 등 그야말로 전국에 '캐스퍼 돌풍'이 몰아치고 있다.

광주형 일자리는 공동체의 참여와 협력을 통해 청년세대에게 꿈 꿀 기회를 안겨주고 있다. 기업은 적정 임금을 지급하고, 대신 광주시는 임금 보전을 위해 주거, 문화, 교육 등 다양한 복지 프로그램을 지원해 지출원인을 줄여준 것이다. 기업은 부담 없이 새로운 사업장을 늘려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의 청년들은 고향에서 더 큰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

공동체가 선사한 기회에 젊은이들은 똑똑한 경차로 응답했다. '캐스퍼'는 좋은 성능에 높은 안전성으로 SUV 시장에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며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엄청난 제품 판매량도 대단하지만, 사실 '캐스퍼'에겐 그보다 더 큰 의미가 있다. 우리 광주가 앞으로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확보했다는 점이다. 운동선수가 기초체력이 튼튼하면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듯이, 지역 경제도 기초가 탄탄하면 위기와 기회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에 우수한 인재 확보와 여기에 지역공동체의 배려와 응원까지 더해져, 또 다른 기회들을 불러모으는 광주발전의 '마중물'이 되는 것이다.

'캐스퍼'의 출시와 함께, 우리 광주에 가을 바람이 분다. 한 해의 열정과 보람이 노을처럼 곱게 스며든 행복한 바람이다. 더 이상 겨울을 두려워하지 않는 뜨거운 바람이다. 어제의 청년이 오늘의 청년에게 전달하는, 꿈과 믿음의 바람이다. 그 바람을 타고 '캐스퍼'가 열어낸 희망의 문이, 지역 곳곳에서 청년들의 두드림을 기다리며 퍼져가고 있다. 또한 그 바람을 타고 광주엔 기업과 사람과 돈이 모여들고, 그렇게 또 다시 제 2, 제 3의 '캐스퍼'가 달리게 될 것이다. 최근 뜨는 노래 '무조건 광주로'의 가사처럼, 전국에서 사랑 찾아 삶을 찾아 무조건 광주로 향하는 날도 함께 오리라. 찬란하게 물들어가는 광주의 가을 속에 우리 청년과 지역의 밝은 희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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