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작’ 국수가 아니라 ‘오직’ 국수에 인생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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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 국수가 아니라 ‘오직’ 국수에 인생을 걸었다
  • 정경택 기자
  • 승인 2021.06.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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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한국다움이 세계적이듯이 가장 순천다움만이 독보적 최고가 될 수 있다
-‘고작’ 국수가 아니라 ‘오직’ 국수에 인생을 걸었다
함초 샐러드를 곁드린 콩국수(사진:박은아 기자)

[투데이광주전남/순천의 브랜드를 찾아서1] 백승한 컬럼리스트 = 순천형 무엇이든 좋다. 세상에서 단 하나 오직 순천만을 위한 브랜드를 찾아 떠나는 여정을 시작해 볼까 한다. 가까운 듯 멀게 느껴지는 이 기분은 뭘까?

이제 찾아 왔느냐고 반기시는 분도 계실 것이고 이 기사를 통해 통렬한 자극을 받아 심기일전 다시 도전하시는 분도 계시리라 본다.

모두 옳다. 순천을 사랑하는 그 마음 하나면 된다.

- 편집자 주 -

(이번 기획 시리즈는 다양한 분야의 지역 전문가에 의한 탐사 기사로 작성됩니다)

‘고작’ 국수가 아니라 ‘오직’ 국수에 인생을 걸었다

사람들 마다 국수를 먹는 이유는 제각각이다. 생일, 혼례 등 전통 의식과도 관련이 많고 최근에는 바쁜 현대인들에게 간편하게 한 끼 해결할 수 있는 소위 HMR 식품의 대명사이기도 하다. 그러다 보니 대한민국 어디에서든 국수는 흔한 메뉴이고 맛집도 헤아릴 수 없이 많이 존재한다. 인물 자랑 아니 음식 자랑도 조심해야 하는 미식생태도시 순천에서 SNS상에 화제가 되고있는 국수집이 있어 찾아보았다.

순천꼬막비빔국수(사진:박은아 기자)

굳이 순천에서는 국수를 먹을 필요가 없다. 김밥 한 줄에도 너댓 가지 엄마솜씨 반찬이 따라오니 말이다. 그래서 얼마 전까지만 해도 국수를 전문으로 파는 식당을 차린다는 것은 대단한 각오가 필요했을 것이다. 그런데 과감히 도전장을 던진 부부가 바로 백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전국 규모의 순천 아랫장에 위치한 ’아랫장 구포국수‘이다.

우선 컨셉은 좋다. 시장통 음식은 정겹고 빠르고 저렴해야 하는데 삼박자를 다 갖추고 있다. 찬류도 댓가지 이상을 항상 구비하고 있고 셀프라서 더 마음에 든다. 한 명의 손님도 정겹게 대하는 마음씨도 곱다. 이 정도는 기본으로 구비해야 하는 스펙이고 그렇다면 사람들을 자극하게 하는 히든카드는 무엇일까.

우선 가격 상관없이 양 조절이 가능하다. 쇠도 녹일 왕성한 소화력은 좋은데 주머니가 가벼운 것이 흠인 젊은이들에겐 퍽이나 매력적이다. 다양한 국수메뉴랑 부메뉴가 관종이다. 국수는 소면부터 메밀면까지 재료는 물론이고 여름부터 겨울까지 계절별로도 선택의 폭이 넓고 저녁이면 모듬전에다 막걸리 한잔 걸칠 수 있는 식사&주점을 겸한 하이브리드형 식당이다. 특히 고작 국수가 아니라 오직 국수에 인생을 건 사장 내외의 철학이 이 집을 빛나게 하는 보물이다. 바쁜 시간을 쪼개 고가의 외식경영 특강을 다니고 있고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을 것 같은 국수메뉴 개발을 위해 밤낮없이 노력중이다. 손에 수첩을 놓지 않고서 손님들과 대화하며 의견을 귀담아듣는 모습이 신선하다. 아마 다양한 계층의 손님이 모이는 비결이 바로 작은 하나의 제안도 존중하는 이런 소통이 아닌가 싶다. 어느 주점 벽에 붙어 있던 문구가 갑자기 떠오른다. ‘손님이 짜다면 짜다.’

꼬막 무침(사진:박은아 기자)

이러한 노력의 산물로 관광객을 위한 간편식도 필요함을 인지했고 또한 순천특산 재료를 사용한 순천형 간편식 메뉴의 필요성을 실감했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순천형 ‘함초샐러드를 곁들인 콩국수’와 ‘꼬막장 곁들인 비빔국수’를 이번 여름 특선 메뉴로 선보이게 되었다. 특히 순천을 대표하는 식재료인 꼬막과 대중적인 국수의 콜라보를 위한 장기 프로젝트를 구상하고서 그 첫 번째 성과로 순꼬누(순천꼬막누들), 순꼬비(순천꼬막비빔국수)라는 상표출원을 하게 되었다. 순천꼬막누들(국수)의 원조가 되겠다는 자부심으로 계속적 연구를 통해 순천을 대표하는 또 다른 메뉴가 탄생하여 순천 음식문화 발전과 관광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식품영양학과 출신의 학구파 아랫장 구포국수 김영민 셰프는 ‘국수를 팔면서 의외로 밀가루에 대해 거부감을 가진 분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며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보다 건강한 메뉴 개발에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히고 있다. 순천특산 재료를 배합한 건강면, 식감이나 맛이 뛰어난 전통 메밀면, 기호와 건강을 모두 겸비하고서 계층을 넘어 선호할 수 있는 특제소스 등 이들 부부는 식당영업이 종료되자마자 또 다른 업무를 시작한다. 가칭 ‘순천 아랫장 건강국수 개발연구소’ 연구원으로서 말이다.

작성 : 백승한 교수

백승한 교수

 

현재 순천제일대학교 커피바리스타&외식조리과 교수이며 순천대표음식위원회 위원이기도 하다. 순천특산재료를 활용한 다양한 메뉴 개발 및 보급에 앞장서고 있으며 순천 음식문화를 다양한 매체에 소개하고 있는 식품영양 에세이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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