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도서 지원사업' 특정 업체 몰아주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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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도서 지원사업' 특정 업체 몰아주기 논란
  • 정경택 기자
  • 승인 2021.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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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꿈 찾기 도서 지원사업’의 취지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는 지적
"특정서점에 몰아주기를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 부인
순천시청 / 순천시 제공
순천시청 / 순천시 제공

[투데이광주전남] 정경택 기자=오랜 관행은 저항하기 쉽지 않지만 한번 곪아 터지면 수습하기 어렵다. 나라가 들썩이는 LH 사태처럼 자정 능력이 없이 오래동안 방치된 조직은 결국 수술대에 오를 수 밖에 없는 운명이다.

규모는 작지만, 이런 일들은 우리 주변에 심심찮게 노출되기 마련이다. 순천시립도서관이 청년들이 신청한 도서를 특정서점에 몰아주고 있다는 의혹이 불거져 지역서점을 활성화한다는 ‘청년 꿈 찾기 도서 지원사업’의 취지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난 21일 순천시에 따르면 시는 청년들의 진로 탐색기회 제공과 시민들의 독서활동 지원, 지역서점 활성화를 위해 2017년부터 ‘청년 꿈 찾기 도서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순천시립도서관 도서대출회원증을 소지한 만 19세부터 39세까지인 청년을 대상으로 교양·전공·수험서 등의 도서 구입비 50%를 최대 10만 원까지 지원해 준다.

지난해는 7,929명의 청년이 4만828권의 도서를 지원받았다. 올해도 4억 원의 예산을 세워 시행하고 있다. 3개월이 채 안 돼 신청자가 5,000명을 넘을 정도로 호응이 좋다.

신청자는 순천시립도서관 홈페이지나 모바일로 구입하고자 하는 책과 구입을 희망하는 서점 등 주어진 양식에 따라 도서를 신청한다. 순천시는 신청자가 자격요건이 되는지와 신청한 책이 신청 가능 도서인지를 확인한다.

이 단계가 지나면 이후 절차는 신청자가 구입을 희망했던 서점에서 진행된다. 주문 내역을 확인하고 출판사로 책을 주문해 확보한 뒤 신청자에게 책을 전달한다. 담당 팀장이 “우리는 신청 가능 여부만 확인하면 되고, 책을 주문해서 신청자에게 전달하기까지의 과정은 해당 서점에서 하면 된다”고 시스템을 자랑할 정도로 명확하게 역할이 나눠져 있다.

하지만 다수의 서점 관계자들이 순천시립도서관이 중간에 개입해 특정서점으로 도서 신청을 유도하고 있다고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시내 한 서점의 대표는 “도서관 담당자가 전화해서 저희 서점으로 주문한 책을 취소하고 다른 서점으로 다시 신청하라고 했다는 전화를 고객으로부터 받았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또 다른 서점 대표도 “시스템에 저희 서점에서 구매하기로 올라왔다가 갑자기 목록이 사라져 담당자에게 항의한 적이 있다”며 “담당자가 중간에 끼어 들어 변경·조작해 특정서점에 몰아주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순천시립도서관에서 제출한 ‘서점별 구매 내역’을 보면 올해 예산의 50% 정도가 소요된 지난 2월 말일까지 특정업체 몇 군데는 지난해 실적의 80%를 이미 넘겼으며, 한 업체는 400% 가깝게 이 사업 관련 수입이 증가했다.

특히 대학교재 몰아주기는 더하다고 서점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대학교재를 주문받아 출판사에 현금을 주고 구입해 판매하지 못하고 재고로 쌓아놓은 경우도 있다.

이 사업으로 4권의 대학교재 신청이 들어와 출판사에서 3권은 어렵게 구했지만 1권은 도저히 구할 수가 없었다는 서점 관계자는 “도서관에 사정 얘기를 했음에도 4권 전체를 빼버려 억울했다”며 “이 사업이 취지에서 벗어나 대학생들 교과서 사는 데로 흘러가는 것도 문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순천시 관계자는 “신청자에게 전화를 걸어 서점을 바꾸는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발각되면 공무원이 감당할 수 있겠느냐”며 “특정서점에 몰아주기를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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