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양민학살사건의 기억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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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평양민학살사건의 기억 (4)
  • 글/백은하 소설가
  • 승인 2019.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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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숭아뼈에 총탄을 맞고 살아난 생존자 장종석씨
함평양민학살사건 생존자 장종석씨

[투데이광주] 장종석씨는 1947년(73세) 11월 8일생이다. 전남 함평군 월야면 용정리 송정마을에서 살았다. ‘함평양민학살사건’이 일어 났을 당시, 네 살이었다. 그는 11사단에 의해 오른쪽 다리 복숭아뼈에 총을 맞았다. 그의 할아버지가 그를 두루마기로 싸서 등에 업고 돌아왔다. 그 때 두루마기에 피가 흥건했다고 한다.

11사단은 송정마을 앞에서 민간인들을 모아 놓고 총을 쏜 후 송정마을에 있는 집에 불을 질러버렸다. 장종석씨의 집도 그 때 불에 타 버렸다. 아무 것도 남지 않았다. 집터만 남았다. 송정마을에는 같은 날 제사를 지내는 집이 여럿이다.

장종석씨의 아버지, 어머니, 여동생은 그의 외갓집이었던 전남 함평군 해보면 모평마을로 피난을 갔다가 모평마을에서 모두 희생되었다. 외갓집 식구들도 모두 희생되어 버리고 외삼촌 한분만 살아남았다. 마을 사람들이 “너는 돌아가신 양반 젖도 빨아먹었다.”라고 말했지만 그는 기억이 없다.

장종석씨는 그 후 큰집 일을 도와드리면서 살았다. 무학이다. 배운 것이 없어서 도시로 떠나지 못하고 평생 월야에서 농사를 지으면서 살았다. 전쟁 중에 일어난 일이어서 원망을 할 사람 없이 평생을 살아왔다.

장종석씨는 오른쪽 다리 복숭아뼈에 총을 맞고 살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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