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눈] 7년의 기다림···"얼레지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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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눈] 7년의 기다림···"얼레지 꽃"
  • 김병철 기자(사진작가)
  • 승인 2023.03.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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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레지 꽃 피우기 위해선...7년의 세월 기다려야
긴 기다림의 이유인지, 꽃잎의 모양인지...꽃말은 '바람난 여인'
얼레지 꽃이 전국의 높은 산에서 꽃을 피우고 있다. 꽃잎은 6개의 피침형이며 꽃잎 길이가 5~6cm나 되고, 수술도 6개이다./김병철 기자
얼레지 꽃이 전국의 높은 산에서 꽃을 피우고 있다. 꽃잎은 6개의 피침형이며 꽃잎 길이가 5~6cm나 되고, 수술도 6개이다./김병철 기자

[투데이광주전남] 김병철 기자 = 봄 바람난 여인의 자태를 만나려거든 서두르지 마세요. 따스한 햇볕에 치장한 후에 만나도 늦지 않아요. 천천히 오면서 단풍나무 우듬지가 붉게 물들어가는 봄이 오는 소리를 들으면서 오세요. 바람에 날려온 매화향을 가슴에 담고, 쑥 향기 그윽한 쑥버무리를 생각하면서 오세요. 그래야 파마(parmanent)까지 하고 당신을 기다릴 테니까요.

홀딱 벗은 자태를 느껴보려거든 와서 그냥 들이대지 말고 눈으로 먼저 느껴보세요. 함부로 문대지 말고 살살 다루어주세요. 남에게 들키지 않도록 천천히 다가와 주세요. 가느다란 꽃대공으로 흐느끼며 유혹하는 황홀한 유희를 맛보려면 바람을 동반하고 오세요.

가느다란 여인의 허리를 잡지 마세요. 이래 봬도 7년이란 인고의 세월을 겪고 나서야 바람을 피울 수가 있으니까요. 오실 때는 꿀벌 주례도 데리고 오세요. 그래야 시집을 갈 수 있으니까요.

얼레지 꽃이 전국의 높은 산에서 꽃을 피우고 있다. 꽃잎은 6개의 피침형이며 꽃잎 길이가 5~6cm나 되고, 수술도 6개이다./김병철 기자
얼레지 꽃이 전국의 높은 산에서 꽃을 피우고 있다. 꽃잎은 6개의 피침형이며 꽃잎 길이가 5~6cm나 되고, 수술도 6개이다./김병철 기자

돌아오는 길에 절대로 보쌈해서 데리고 오지 마세요. 집 가까이서는 바라볼 수 없는 생각보다 까탈스러운 여인이니까요. 바람과 빛과 고도가 맞아야 살 수 있는 고고(高古)한 여인이니까요.

신나게 즐기고 힘에 부치면 돌아오는 길에 염소탕으로 기력을 회복하고 오세요. 목이버섯, 무 빠개지, 천엽에 삼지 구엽 주도 먹고 힘을 길러서 오세요. 누룽지까지 주는 것은 죄다 먹고 오세요. 그래야 힘이 나서 다시 바람난 여인을 만날 수 있으니까요.

얼레지 꽃이 전국의 높은 산에서 꽃을 피우고 있다. 꽃잎은 6개의 피침형이며 꽃잎 길이가 5~6cm나 되고, 수술도 6개이다./김병철 기자
얼레지 꽃이 전국의 높은 산에서 꽃을 피우고 있다. 꽃잎은 6개의 피침형이며 꽃잎 길이가 5~6cm나 되고, 수술도 6개이다./김병철 기자
얼레지 꽃이 전국의 높은 산에서 꽃을 피우고 있다. 꽃잎은 6개의 피침형이며 꽃잎 길이가 5~6cm나 되고, 수술도 6개이다./김병철 기자
힌 얼레지 꽃이 전국의 높은 산에서 꽃을 피우고 있다. 꽃잎은 6개의 피침형이며 꽃잎 길이가 5~6cm나 되고, 수술도 6개이다./김병철 기자

[얼레지 꽃의 설명]

얼레지 꽃은 한국과 중국 등 전국의 높은 산에서 자라는 백합과 얼레지 속 다년생 구근식물로 여린 잎은 나물로 먹을 수 있고, 비늘줄기는 약재로 쓰입니다.

봄철, 이 시기에 꽃대가 올라오기 전에 2개의 잎이 바닥에 붙어 있는데 그 잎 사이로 꽃대가 약 20~25cm가 나와서 6장의 보라색 꽃을 피우고, 꽃잎은 6개의 피침형이며 꽃잎 길이가 5~6cm나 되고, 수술도 6개입니다.

얼레지 꽃이 피기 위해서는 7년의 세월을 기다려야 한다고 합니다. 그 긴 기다림의 이유 때문인지 아니면 꽃잎 모양 때문인지 꽃말이 '바람난 여인'이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땅에 씨앗을 떨어뜨려 개미의 도움을 받아 땅속 20~30cm 깊이로 들어가 있다가 1년 후에 꽃대가 형성되고, 2년째가 되면 잎 하나, 3년째 잎 둘이 형성되어 6년을 지내다가 7년째 꽃을 피운다고 합니다.

꽃은 약 보름 정도 피우다가 열매를 맺습니다. 얼레지 씨앗이 개미의 유충 냄새와 흡사하여

개미들이 자기 유충인 줄 알고 땅속으로 이동되어 번식하는 식물입니다.

생존 조건은 바람, 빛, 고도 등의 생태 조건이 잘 어우러져야 잘 자란다고 합니다. 보통 야생화는 품종을 개량하여 일반인이게 판매도 하지만, 얼레지 꽃은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식물이기에 채취해서 다른 곳에 옮겨 심으면 죽는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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