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 장흥 소등섬, 소나무군락과 어울어진 일출 명소...'한 폭의 그림'
상태바
[포토에세이] 장흥 소등섬, 소나무군락과 어울어진 일출 명소...'한 폭의 그림'
  • 신종천 선임기자
  • 승인 2023.01.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소등섬, 장흥 9경 중 하나..전설을 품은 일출 명소
득량만에 떠오르는 아침 해...소등섬 소나무군락과 어우러져 아름다움 최고조
모세의 기적을 체험하는 신비로운 섬...하루 두 세 차례 "썰물 땐 바닷길 열려"
남포마을선 굴구이'...소등섬의 빛, 기도하는 당 할머니 상, 소등섬 유래비 등 산재
전라남도 장흥 남포마을 앞바다의 소등섬 뒤로 떠오르는 아침 해는 한 폭의 그림이며 이곳에서 바라다 보는 득량만은 고요하고 아름답다./신종천 선임기자
전남 장흥군 남포마을 앞바다의 소등섬 뒤로 떠오르는 아침 해는 한 폭의 그림이며 이곳에서 바라다 보는 득량만은 고요하고 아름답다. /신종천 선임기자

[투데이광주전남] 신종천 선임기자 =  2023년 '검은 토끼의 해' 인 계묘년을 맞아 조금 늦은 해돋이 여행도 좋을 듯 싶어 전설의 명소 장흥을 찾았다.

서울의 정동쪽 끝에 정동진이 있다면 정남쪽 끝에는 장흥이 있다. 그리고 전남 장흥군 용산면 남포마을 앞에 떠있는 작은 무인도인 소등섬이 있다.

소등섬은 장흥 9경 중 하나이며, 이 작은 섬엔 소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소등섬 뒤로 떠오르는 태양의 모습이 극한 아름다움을 연출해 일출명소로 유명하며, 이곳에서 바라다 보이는 득량만은 고요하고 아름답다. 일출을 볼 수 있는 시기는 3월까지가 가장 좋다.

소등섬은 사진작가들에게는 잘 알려진 일출 명소로서 아침에 득량만에서 떠오르는 해는 소등섬의 소나무군락과 어우러져 아름다움이 최고에 달한다. 그리고 소등섬은 모세의 기적을 체험하는 신비로운 섬으로 하루 두 세 차례 썰물 때가 되면 바닷물이 빠지고 섬으로 이어진 길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다. 바다를 가로질러 나타난 길로 소등섬까지 걸어갈 수 있는데 천천히 5분 정도 걸으며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전라남도 장흥 남포마을 앞바다의 소등섬 뒤로 떠오르는 아침 해를 사진작가들이 사진에 담고 있다./신종천 선임기자
전라남도 장흥 남포마을 앞바다의 소등섬 뒤로 떠오르는 아침 해를 사진작가들이 사진에 담고 있다./신종천 선임기자

소등섬의 유래는 먼 바다에 고기잡이를 나간 남편이나 가족의 무사귀환을 위해 호롱불(소등)을 밝혀 놓았다는 이야기에서 비롯됐다. 이 간절한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바닷속 용이 승천하지 않고 섬 주변을 휘감고 영원히 머물러 있다는 전설도 전해진다. 섬이 잘 보이는 남포마을 언덕에는 ‘소등섬의 빛’이란 조형물이 등대처럼 우뚝 서 있다. 섬 안에는 기도하는 당 할머니 상과 재단, 소등섬 유래비 등이 있다.

남포마을 앞 소등섬 안에는 기도하는 당 할머니 상과 재단, 소등섬 유래비 등이 있다./신종천 선임기자
남포마을 앞 소등섬 안에는 기도하는 당 할머니 상과 재단, 소등섬 유래비 등이 있다./신종천 선임기자

소등섬을 마주보는 남포마을은 오랜 역사와 깊은 문화, 독특한 생태를 품은 곳이다. 이곳에 사람이 살기 시작한 것은 대략 1천년 전쯤. 마을 좌우를 성처럼 둘러싼 대나무숲 덕분에 죽포(竹浦)로 불리다가 일제강점기에 군사기지로 쓰이면서 남포(南捕)로 바뀌었다.

한적한 어촌마을이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장흥 출신 이청준 작가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임권택 감독의 영화 ‘축제’의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부터다. 영화는 대부분 남포마을에서 촬영되었고 실제 마을 사람들도 단역으로 많이 참여했다.

필자는 영화 ‘축제’ 촬영 당시 취재를 간 적이 있어 다시찾은 남포마을의 모습이 머리속에 새록새록 떠오른다. 이 마을엔 장흥을 대표하는 남포마을 굴구이가 유명하다. 남포마을의 굴이 맛있기로 유명한 것도 독특한 자연환경 덕분이다. 남포마을 앞바다는 조수간만의 차가 커서 굴이 자라기에 적당하지 않다. 그래서 굴도 크게 자라지 않는다. 대신 영양분이 농축되어 단맛이 강하고 향이 진하다. 덕분에 남포마을의 굴은 꿀처럼 달고 맛있다.

남포마을 굴에는 양분이 농축되어 단맛이 강하고 향이 진하여 꿀처럼 달고 맛있어 관광객들이  이곳에서 굴구이를 먹고 있다./신종천 선임기자
남포마을 굴에는 양분이 농축되어 단맛이 강하고 향이 진하여 꿀처럼 달고 맛있어 관광객들이 이곳에서 굴구이를 먹고 있다./신종천 선임기자
남포마을 앞에는 수확한 굴을 출하하기 위해 싾아 놓았다./신종천 선임기자
남포마을 앞에는 수확한 굴을 출하하기 위해 싾아 놓았다./신종천 선임기자

또한 매생이의 본고장인 전남 장흥에서는 지금 매생이 수확이 한창이다. 예전에는 완도와 장흥 일대 김양식장에서 대나무 발에 흔하게 걸려 올라오는 게 매생이였다. 촌부들은 김 대신 매생이가 걸리면 그해 김 농사를 망친다며 애물단지처럼 여겼다. 그냥 버리기 아까워 밑반찬으로 만들거나 국으로 끓여 먹던 시절이었다.

장흥 일대에서 매생이를 본격적으로 양식하기 시작한 것은 20여 년 전이다. 장흥에서도 갬바우벌로 불리던 최남단 대덕면 내저리가 매생이 양식의 원조마을이다.

매생이의 본고장인 전남 장흥에서는 지금 매생이 수확이 한창이다./신종천 선임기자
매생이의 본고장인 전남 장흥에서는 지금 매생이 수확이 한창이다./신종천 선임기자
매생이의 본고장인 전남 장흥에서는 지금 매생이 수확이 한창이다./신종천 선임기자
매생이의 본고장인 전남 장흥에서는 지금 매생이 수확이 한창인 가운데 썰물이 되어 물이 빠지자 바닷물에서 매생이가 드러난다./신종천 선임기자

가느다란 대나무 발에 차분하게 달라붙은 매생이는 마치 명주실 같다. 한 손으로 발을 잡고 쭉 훑어내면 다른 한 손에 치렁치렁 부드러운 매생이가 매달린다. 바닷물이 깊을 때는 갑판에 허벅지를 의지한 채 온몸을 구부려 훑어내고, 간조 때는 바다로 뛰어들어 팔을 후리며 밭을 매듯 매생이를 채취한다. 겨울이 깊어지면 바다는 차고 저리다. 내저리 주민들은 바다에 몸을 담그고 매생이와 함께 겨울을 난다.

그렇게 수확한 매생이는 포구에서 뻘 등 이물질을 씻어내는 과정을 거친 뒤 곧바로 작업장에서 주먹 크기의 덩어리로 변신한다. 마을 아낙들이 물에 씻어 척척 헹궈내면 헝클어진 매생이는 곧 여성의 맵시 있는 머릿결 모양이 된다. 이곳 주민들은 이것을 한 ‘재기’라고 부른다. 한 재기는 400~450g 정도로 3~4인분 양이다.

장흥에서 매생이를 구입하려면 장흥읍내 토요시장이나 대덕읍 5일장으로 가면 된다. 탐진강변의 장흥읍 토요시장은 매주 토요일만 열리는 풍물시장으로 매생이 외에도 키조개, 석화 등 장흥의 먹을 것들이 죄다 모인다. 내저리에서 가까운 대덕읍 5일장도 규모는 작지만 갓 수확한 매생이가 나온다. 얼마 남지않은 이번 설에는 가족들과 아침식사를 매생이 떡국으로 차리는 것도 좋을 듯 싶다.


최신 HOT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