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적 보호나 매뉴얼도 없는 ‘유치원 폭력’...어찌하오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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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 보호나 매뉴얼도 없는 ‘유치원 폭력’...어찌하오리까?
  • 문주현 기자
  • 승인 2022.07.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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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은 학원폭력 사각지대...법적 근거와 매뉴얼 필요성 제기
학부모의 아동 cc-tv 열람보존 매뉴얼도 마련돼야...
전남교육청 “대책 마련과 재발방지 최선 다할 것”
유치원 폭력이 발생한 전남 담양의 한 초등학교병설유치원. /문주현 기자
유치원 폭력이 발생한 전남 담양의 한 초등학교병설유치원. /문주현 기자

 

“우리 아이가 안전하게 유치원을 다닐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유치원 폭력 피해 학부모의 간절한 목소리다.

전라남도 담양의 한 초등학교 병설유치원(이하 유치원)에서 발생한 유치원 폭력을 둘러싸고 파장이 일고 있다. 유치원 폭력은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법률적 근거나 매뉴얼이 없어 피해 학부모는 물론 교사와 교육당국마저 갈팡질팡하기 때문이다.

현재 교육부의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의 범주엔 초중고등학교와 특수학교로  한정하고 있다.

 

이번 유치원 폭력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지난 5월 9일 유치원 야외 방과 후 과정 중 담당교사가 없는 사이 원아 간 유치원 폭력사건이 발생했다. 이를 목격한 제 3의 학부모는 이 상황을 교사에게 알렸다. 하지만 교사는 24시간이 지나도록 폭행사실을 A씨(피해 학부모)에게 고지하지 않았다.

제 3의 학부모로부터 폭행행위를 전해들은 A씨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담담교사에게 문의했으나 교사는 폭행행위가 없었다는 답변을 내 놓았다. 이에 A씨는 제 3의 학부모, 담당교사 간 3자 대면을 했고 이후 교사는 원아 간 폭력사건이 있었으며, 당시 교사는 다른 곳에 있었음을 시인했다.

이후 교사는 면담과정에서의 심리적 압박감을 이유로 교권위원회에 2개월의 병가를 냈고 A씨는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 학교 측에 가해원생과의 분리조치를 요청했고 사건 초기의 핵심 증거물인 cc-tv 영상 확보를 추진했다.

전라남도교육청
전라남도교육청

문제는 유치원 폭력 발생 초기부터 피해 학부모에 대한 사과와 이해는 없고 갈등과 반목만 있었다는 것.

▲원아 간 폭력행위를 둘러싼 시각 차

학교 측과 전남교육청 관계자는 “가해원아가 피해원아에게 나뭇가지를 가지고 있으라 했는데 나뭇가지를 부러뜨려 화가 나서 이 나뭇가지로 머리를 1회 때렸다”는 것이 사건의 팩트라 설명했다.

하지만 A씨는 “본인이 살펴보고 경찰이 확인한 cc-tv 영상엔 가해원아가 피해원아의 머리를 주먹으로 가격하고 도망가는 원아를 쫓아가 때린 것이 영상에 담겼다. 그런데 아직까지 학교 측과 전남교육청 관계자는 원아가 사건 초기 전한 이야기만 믿고 있다”고 성토했다. 또 "경찰 측에서도 가해원아 학부모가 학부모 총회에서 ‘나뭇가지 폭행’을 여러 사람들을 대상으로 이야기했는데 이 또한 사실에 근거하지 않았기에 명예훼손에 해당된다는 설명도 들었다”고 덧붙였다.

▲cc-tv 영상 열람과 보존을 둘러싼 갈등과 반목

A씨는 “이번 사건의 핵심 증거물인 cc-tv 영상의 열람과 보존을 추진했으나 학교 측은 숨기기에 급급했고 전남교육청에 정보공개 요청시에도 이 책무를 학교 측에 떠 넘겨 한 달 여 시간을 끌며 고통을 가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5월 30일 담당교사를 이동학대 방임 및 유기로 경찰에 고소하면서 경찰 측이 cc-tv 영상을 보존할 후 있었다”고 토로했다.

이에 학교 측은 “cc-tv 영상엔 피해원아 외에도 다른 원아도 있는 등 사생활 침해 소지도 있어 영상의 보존은 어렵다고 전했고, A씨의 열람요청에 어떤 영상을 있을 지 모르는 상황이었기에 학교 측이 먼저 열람 후 허용했다”고 설명했다.

취재 중 확보한 자료들. /문주현 기자
취재 중 확보한 자료들. /문주현 기자

이번 사건과 관련된 바램을 요청한 기자의 질문에 A씨는 “유치원 폭력 발생 후 바로 담당교사가 거짓을 이야기하지 않고 사과와 재발방지만 약속했다면 이런 상황까진 오지 안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가득하다”며 “아이의 피해사실만으로도 마음이 온통 상처투성이인데 학교와 교육당국에 맞서느라 또 다른 피해가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이어 “이 세상에 첫발을 내딛는 우리 아이가 안전하게 학교에 다니고 첫 입학을 했으니 첫 졸업을 무사히 마칠 수 있도록 하는 게 이리 어려운지 모르겠다"며 "교육당국과 많은 이들의 관심과 협조가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이에 학교 측 관계자는 “가해원생과 피해원생 모두가 소중한 우리 아이인데 제대로 된 관리가 이뤄지지 못해 이 같은 상황이 발생된 것 같아 심히 안타깝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선생님은 온 힘을 다해 학생들의 인격을 함양하고 교육의 질을 높히는데 최선을 다하고 이런 폭력사건은 전남교육청 차원의 대책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전남교육청 관계자는 “실외에서 원아 간 사건이 있을 당시 담당교사는 교실에서 다른 원아의 용변을 처리 중이었으나 교사의 좀 더 세심한 주의가 필요했고, 앞으로는 유아관리 등 교육활동에 좀 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 수 있도록 지도하겠다”고 해명했다. 이어 A씨의 분리조치 요구에 대해선 “소인수 학급, 유휴교실 부재로 공간적 분리는 어려운 상황으로 교실 내에서 사이좋게 잘 지낼 수 있도록 하는 교육적 지도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며 “자원봉사자를 교육활동 보조자로 투입해 피해원아를 집중 관리해 이 같은 상황이 재발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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