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자에 맞춰 ‘툭툭’ 그물 털자, 순간 뱃속 채우는 갈매기”
[투데이광주전남] 신종천 선임기자 = 남해 미조항은 동양의 나폴리라 불릴 만큼 아름답고 조용하다. 맑고 화창한 날이면 푸른빛 바닷물은 유난히도 이국적인 모습을 드러내는 항구다.
4월 중순이면 남해안의 항구들은 북적이기 시작한다. 4월 중순부터 6월까진 남해안에 멸치가 떼가 몰려들기 시작해 근해자망 멸치 어선들이 만선을 하여 돌아오기 때문이다.
멸치잡이배는 보통 어군을 찾아다니는 탐사선과 멸치를 직접 잡는 배가 2척, 그리고 잡은 멸치를 바로 삶아 가공하여 운반하는 2척의 배등 다섯 척 정도의 배가 선단을 이루며 다닌다.
오늘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오전 중 멸치배들이 속속 들어오는 모습을 항구 여기저기에서 볼 수 있다.
한 어선은 5-6명의 어부들이 한조가 되어 박자에 맞춰 리듬을 타며 ‘툭툭’ 그물을 털고 있다. 멸치는 사방으로 튕겨 오르며 어부들의 얼굴에도 은빛 비늘이 모자이크 하듯 달라붙는다. 은빛 멸치는 배 바닥에 싾이기 시작한다. 어부들은 만선의 기쁨인지 즐거운 손놀림과 콧노래가 들려온다.
항구의 갈매기들은 멸치털이 하는 순간 튀어 오르는 멸치를 먹이감으로 놓치지 않고 낚아채며 뱃속을 채운다.
멸치는 크기에 따라 새끼 멸치와 왕멸치로 나누며 왕멸치는 기름기가 많고 알이 배어 쫄깃하며 육질이 좋아 젓갈을 담는데 많이 쓴다고 한다. 멸치잡이가 끝나는 6월까지 현지를 찾아 멸치젓을 담아 보는 것도 보람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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