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성군 갤러리107, 예술의 쓸모 문화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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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군 갤러리107, 예술의 쓸모 문화의 탄생
  • 김광길 기자
  • 승인 2021.08.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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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작가부터 주민까지 다양하게 작품 전시, 예술 교육도 인기
곡성군 갤러리107, 예술의 쓸모 문화의 탄생
[투데이광주전남] 김광길 기자 = 지난해 5월 전남 곡성군에 문을 연 갤러리107이 농촌 읍내에 예술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갤러리107의 크기는 76m²에 불과하다.

한 마디로 동네 점방만하다.

실제로 과거에 전파사로 쓰이던 작은 점방을 리모델링했다.

규모가 아담해서인지 친근하다.

미술관에만 들어서면 낯선 손님이 되곤했던 이질감이 이곳에서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갤러리107은 읍내 상점 거리 한 가운데에 위치해 있다.

덕분에 주민들은 오며가며 미술관을 찾는다.

가끔씩은 작품 감상보다는 하릴없이 무더위를 식힐 때도 있다.

그만큼 편하고 익숙하다.

높게만 느껴지던 미술관의 문턱은 사라지고 미술관은 주민들의 생활 그 자체가 됐다.

갤러리107은 기획 단계에서부터 골목 미술관을 표방했다.

즉 갤러리 자체가 키치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곳에서 생활과 예술의 구분은 무의미하며 일상과 예술은 서로 경계를 짓지 않는다.

이같은 예술의 일상화, 일상의 예술화는 갤러리107과 함께 읍내 길거리에 조성된 2곳의 스트리트 갤러리에서 더욱 극명하게 나타난다.

스트리트 갤러리는 거리를 걸으면서 자연스럽게 미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컨테이너형 갤러리다.

어떤 사람들은 작품에 무관심한듯 스쳐지나간다.

또 다른 사람들은 거리에 한참을 멈춰서서 작품을 응시하기도 한다.

삶이 그렇듯 예술은 배경이 되기도 하고 전경이 되기도 하면서 주변으로 녹아든다.

1년이 조금 넘는 동안 갤러리107과 스트리트갤러리에서는 약 20회의 전시가 진행됐다.

강레오, 오정훈의 옻칠 공예전이나 정명돈 화가의 곡성 풍광전처럼 이름을 알만한 작가의 전시회도 열렸다.

하지만 지역 작가와 동호인들의 전시회가 더 많았다.

또 올 여름에는 썸머 아트 챌린지를 진행하며 지역 주민들이 예술활동에 직접 참여하고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처음 갤러리를 만든다고 할 때 반신반의하던 주민들은 이제 갤러리107 전시 소식을 기다린다.

작품을 보러 미술관에 방문하는 주민은 물론 갤러리를 그냥 스쳐지나가는 사람들마저도 즐거워한다.

작은 농촌마을에 갤러리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문화적인 풍요로움을 누리는 것 같다는 반응이다.

지역 예술단체의 활동도 더욱 활발해졌다.

혼자서 취미로 미술 활동을 하거나 사정상 미술활동을 접었던 주민들, 관심은 있었지만 계기가 없었던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뭉치기 시작한 것이다.

갤러리107 조성 이후 곡성미술인협회, 묵향림, 생연필이라는 3개의 미술 단체가 새로 만들어졌다.

많은 주민들이 단숨에 예술문화 향유와 생산의 주체가 된 것이다.

덕분에 개개인의 삶은 더욱 다채로워졌고 지역에는 새로운 로컬 문화가 꽃피고 있다.

지난 3월 묵향림이라는 한국화 동아리를 정식으로 창단하고 첫 작품전을 개최한 김기술 묵향림 회장은 “그동안은 문화센터 내 빈 공간에 이젤을 세워놓고 전시를 했다.

그런데 갤러리107이 생기면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작품을 선보일 수 있게 됐다.

무엇보다 전시를 계기로 한국화회 고유번호증도 발급 받고 정식 전시모임으로 발전하면서 회원들이 작품 활동을 더욱 열심히 하며 수준도 한층 높아졌다”고 말했다.

현재 갤러리107은 올해 12월까지 대관 일정이 빽빽하다.

현재 지역 드로잉 동호회 ‘생연필’ 회원들의 전시가 진행되고 있다.

앞으로도 수채화, 서예, 전각 등 다양한 형식의 전시가 이어진다.

또한 곡성군은 앞으로 갤러리107의 문화 거점 공간 기능을 확대할 방침이다.

일단 오는 겨울에는 청소년과 주민 200명을 대상으로 아트 챌린지를 진행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아트 스쿨을 운영해 자유학기제 등과 연계한 문화예술 교육 체계화 등을 준비하고 있다.

아울러 올 9월을 목표로 스트리트 갤러리 2곳을 추가 조성도 진행 중이다.

곡성군 관계자는 “무심코 써내려간 끄적임도, 우연히 찍은 사진도 예술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갤러리107을 통해 주민들의 숨어 있는 문화적 욕구가 마음껏 발현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갤러리107 전시와 대관에 관한 문의는 곡성군 인구정책과로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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